국민의힘과 정부는 20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후 처음으로 열린 고위 당정협의회를 열고 국정안정과 민생회복을 위해 내년도 예산을 상반기에 신속히 집행하기로 했다. 통상환경 변화 대응과 민생경제 회복 과제 등을 구체화한 내년도 경제정책방향도 연내 발표하기로 했다. 아울러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을 앞두고 북핵 대응 로드맵을 마련하는 등 미북 협상에 적극 대응하기로 뜻을 모았다.
당정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국정안정 고위당정협의회'를 열고 이같이 논의했다고 김대식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이 전했다. 이날 회의에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를 비롯해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정부 주요 인사와 권성동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김상훈 정책위의장 등 여당 지도부가 참석했다.
당정은 우선 소상공인과 사회적 약자 지원, 서민 생계부담 완화를 위해 내년도 예산을 상반기에 집중적으로 집행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로 했다.
당은 "민생·체감경기 어려움이 조속히 완화될 수 있도록 국회에서 확정된 내년 예산집행에 만전을 기하고, 추가적인 민생 지원방안도 마련해 달라"고 당부했다고 김 원내수석대변인은 전했다. 또 내년도 경제정책방향에도 민생경제 회복을 위한 과제들을 적극 포함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정부는 내년도 예산배정 계획을 신속히 확정하는 등 내년 1월 1일부터 즉각 예산이 집행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취약계층 맞춤형 추가 지원방안을 강구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내년 1월 초부터 소상공인 지원사업 선정 절차를 시작할 예정이다. 내년도 예산안에서 소상공인 정책융자 규모를 올해보다 600억원 늘린 총 3조 7700억원으로 편성한 만큼 이를 신속하게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또 내년도 예산안에 담긴 ▲성실 상환자에 대한 최대 3000만원 추가 보증 ▲영세 소상공인 대상 배달‧택배비 최대 30만원 신규 지원 사업 등도 차질없이 추진하기로 했다.
아울러 정부는 지난 11일부터 '범부처 소상공인 생업피해 정책대응반'을 본격 가동하는 등 올해 발표한 대책을 철저히 이행하고,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 과제를 지속 발굴하기로 했다.
또한 당정은 글로벌 대외여건 변화에 선제적이고 빈틈없이 대응해 나가기로 뜻을 모았다.
우선 미국의 금융·외환시장 변동성 확대에 따른 경제심리 위축이 우려되고,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통상환경 불확실성까지 더해져 대외여건이 어렵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
이에 한국 경제의 대외신인도 관리와 통상환경 변화 대응, 산업경쟁력 강화, 민생안정 등에 중점을 두고 이 같은 정책방향을 구체화한 2025년 경제정책방향을 연내 발표하기로 했다.
외교·안보와 관련해선 미국 트럼프 행정부 출범 대비를 집중 논의했다. 정무·경제를 아우르는 대응체계를 구축해 민간 분야의 역량을 창의적으로 활용하고, 민·관의 대미(對美) 네트워크를 상호 보완해 효율적 대미 접촉을 진행해 나가기로 했다. 또 북핵 문제에 대한 우리의 대응 구상과 로드맵을 마련해 북미 협상 가능성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철통같은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빈틈없는 대비 태세를 유지하기로 했다. 정부는 한미·한미일 공조를 바탕으로 북한의 위협 및 도발에 대한 단호한 대응 태세를 확립하고, 한반도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당정은 또 주요국과의 소통을 더욱 강화해 대외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가기로 하였다. 외교부를 비롯한 부처와 기업, 재외공관이 긴밀한 민관 공조 체제를 구축해 경제안보 현안에 적극 대처하기로 했다.
아울러 연말연시 민생치안 강화 대책도 논의했다. 당은 "연말연시 각종 행사 계기 다중 인파 밀집으로 인한 안전사고 및 치안 우려에 철저히 대비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정부는 인파밀집 등에 대비해 현장점검과 재난안전관리 체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경찰청은 이달 중순부터 내년 초까지 18일간 '특별방법기간'을 운영해 범죄예방 활동을 강화하기로 했다. 폭설‧한파 등 겨울철 재해재난으로 인한 사고를 막기 위해 예방 순찰을 확대하고 불법 사금융, 투자 리딩방 사기, 사이버 도박 등을 집중 단속하기로 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 권 권한대행은 비상계엄 사태 이후 공석인 국방부·행정안정부 장관을 조속히 임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권한대행은 모두발언에서 "국방과 치안은 국가를 지탱하는 기본적 질서로서 헌정 수호의 토대"라며 "국방부 장관과 행정안전부 장관 임명이 시급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한 대행은 별도로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원내수석대변인은 "장관 임명에 대해 총리는 이야기가 없었다"며 "당에서 빠른 시일 안에 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의사 전달만 있었다"고 전했다. 이날 회의에선 야당이 제안한 '국정안정협의체' 관련 논의도 오갔다고 한다. 아울러 이달 중 고위당정협의회를 한 차례 더 실시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김 원내수석대변인이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