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5일 “대한민국 정상화가 시급하다”며 “국정 안정화를 위한 초당적 협력체, 국회·정부가 함께하는 ‘국정안정협의체’ 구성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 절차는 밟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뉴스1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본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어제 국회는 헌법 제65조에 따라 찬성 204표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통과시켰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바로 다음날 기자회견을 열고 국정 운영 안정 방안을 밝히면서 사실상 ‘대권 가도’에 올라탄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 당대표회의실의 배경천(백드롭)도 ‘국민과 함께 내란극복! 국정안정!’으로 교체됐다.

그는 국민을 향해 “여러분이 계셨기에 가능했다”며 “국민과 역사를 거역하라는 당론에도 불구하고 용기 있게 국민과 정의의 편에 서 주신 일부 국민의힘 국회의원들께도 깊은 감사의 뜻을 전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위기는 끝나지 않았다. 우리가 해결해야 할 과제는 산더미”라며 “연말 특수는 사라졌고, 국민의 일상은 멈췄다”고 진단했다. 이어 “불확실성으로 증폭된 금융시장의 위험은 현재진행형이고 외교 공백으로 국제사회의 신뢰도는 떨어졌다”며 “내란 동원으로 국방과 안보는 심각한 타격을 받았다”고 했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이 대표는 국회와 정부가 함께 하는 ‘국정안정협의체’를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대한민국 정상화가 시급하다. 국정 정상화를 위한 초당적 협력체, 국회·정부가 함께하는 ‘국정안정협의체’ 구성을 제안드린다”고 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탄핵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일단은 탄핵 절차를 밟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당내에 한 권한대행에 대해 내란 사태의 책임 등을 물어 탄핵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직무대행으로 확정이 됐고, 너무 많은 탄핵을 하게 되면 국정에 혼선을 초래할 수 있다는 판단으로 일단 탄핵 절차는 밟지 않기로 했다”고 했다.

또 “거부권 행사는 정책적·정치적 입장 차이가 반영된 것이기 때문에 어느 한쪽을 거부한다는 것은 정치적 편향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 대표는 “금융·외환 관리 당국은 24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빈틈없이 가동시켜 달라”며 “국회 제1당인 민주당도 시장 안정화, 투자보호조치 등 경제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초당적 협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헌법재판소를 향해서는 “그것만이 국가의 혼란을 최소화할 유일한 방법”이라며 윤 대통령의 파면 절차를 신속히 진행해달라고 촉구했다. 이 대표는 또 “공조수사본부 등 수사기관은 신속하고 엄정하고 수사로 진실을 밝혀달라”며 “진상규명을 위해 신속한 특검의 출범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 대표는 “내란 관련 기관과 가담자는 수사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며 “민주당은 ‘국정안정·내란극복특별위원회’를 출범시켜 혼란을 수습하고 대한민국 회복을 위해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도 거듭 언급했다. 이 대표는 “국정안정협의체를 구성하고 금융 경제와 민생에 대한 정책적 협의를 할 것”이라면서 “소비 침체를 해결하기 위해 추경을 신속하게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추경을 한다면 정부가 심각하게 없애버린 골목상권이나 서민경제 지원, 지역화폐 예산, 인공지능(AI) 예산, 전력 확보를 위한 기반 시설 투자 예산 등에 대해 추경을 할 것 같다”고 했다.

공직선거법 2심에서 피선거권 박탈형을 선고받으면 어떻게 할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이 대표는 “재판 기소 자체가 매우 정치적이고 상식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은 많은 분들이 동의한다”며 “법과 상식에 따라 합리적으로 결론이 이뤄지고, 법과 원칙에 따른 정치 일정도 진행될 것이다. 저도 그 절차 과정을 충실하게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민주당은 바위처럼 흔들림 없이 할 일을 해 나가겠다”며 “국민의 손상된 자부심과 상처를 치유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