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내년 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새 행정부 출범에 대비한 준비를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15일 밝혔다.
조 장관은 이날 외교부 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외교부는 한 치의 외교 공백도 발생하지 않도록 비상한 각오로 업무에 임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주요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와의 협력 관계를 재점검하고 (한덕수) 권한대행 체제에 대한 신뢰와 지지를 조기에 확보하도록 노력하겠다”며 “무엇보다도 굳건한 한미동맹과 한일 우호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한미일 3국 협력의 모멘텀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인 취임 전후 방미 여부에 대해서는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통화는 했지만, 대면해서 논의하고 발신할 메시지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미국 측과 협의해 (방미를) 검토해 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당선인 취임 전 미국에 특사단을 파견할지에 대해서도 “검토해 나갈 사안”이라고 했다.
그는 탄핵 소추안 국회 가결로 윤석열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된 상황에서 정상 외교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오늘 아침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한덕수) 권한대행 간의 통화로 불식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외교부 고위당국자도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 이후 한덕수 권한대행과 만날 가능성에 대해 “정상적인 외교 일정을 논의하는 큰 틀 속에서 이뤄질 수 있는 의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또 “안보 공백이 없도록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한미·한일 공조를 바탕으로 북한의 위협 및 도발에 단호히 대응할 수 있도록 만반의 대비 태세를 정립하겠다”고 밝혔다. 대중(對中) 관계에 대해서도 “안정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수 있도록 긴밀한 소통을 유지해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탄핵 정국으로 김대기 신임 주중대사의 부임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관측에는 “좀 더 상황을 지켜보고자 한다”고 고위당국자가 밝혔다.
조 장관은 “예정된 다자 외교 일정을 적극 소화해 우리의 국제적 위상과 신뢰를 조속히 회복하겠다”며 “한일 관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 등 기존의 양자·다자 일정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또 한국의 주요 7개국(G7) 플러스 참여를 “일관되게 추진할 생각”이라면서도 “이번 사태로 국제사회의 신뢰와 기대가 손상된 측면이 있기 때문에 그것을 회복하는 데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장관직 사임 여부에 대해선 “지금도 자리를 계속 물러나는 데 조금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제가 해야 할 책무가 있는 것이고 책무를 포기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