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국회 표결을 사흘 앞둔 11일, 본회의 참석 의사를 밝힌 국민의힘 의원은 최소 10명이다. 이들이 오는 14일 투표하면, 본회의 표결 성립 정족수(200명)를 넘긴다. 지난 7일처럼 '투표 불성립'으로 탄핵안이 폐기되진 않는다는 뜻이다.
국민의힘 박정훈·진종오·김소희·유용원 의원 4명은 이날 언론에 "탄핵소추안 표결에 참석하겠다"고 밝혔다. 전날 배현진 의원도 이런 입장을 표명했다. 다만 찬반 여부를 확정하진 않았다. 본회의 참석은 물론 찬성표를 공언한 건 안철수·김예지·김상욱·김재섭·조경태 의원 5명이다.
헌법 제65조에 따라,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정족수는 국회 재적의원 3분의 2(200명) 이상이다. 현재 더불어민주당 등 범야권 의석은 192석이다. 이들 전원이 지난 주말 본회의에서 탄핵 찬성표를 행사했었다. 본회의에 참석하는 여당 의원 중 추가로 3명이 찬성 투표를 하면 탄핵소추안이 가결된다.
텃밭인 TK(대구·경북) 지역 의원들조차 표결을 회피할 순 없다는 분위기다. 익명을 요청한 대구 지역 의원은 "개별 의원이 소신껏 투표하되 본회의장에는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지난 토요일에도 일단 표결에는 참여하자는 입장이었는데, 지도부가 (불참을) 결정했으니 어쩔 수 없이 따랐다"고 했다.
PK(부산·경남) 지역 의원도 "우리 지역구뿐 아니라 다른 곳에서도 '반대하더라도 본회의에 들어가라'는 주문이 굉장히 많다"고 했다. 그는 "국회의원은 개개인이 헌법기관으로서 개별 의견을 나타낼 수 있다"면서 "일부 탄핵에 찬성한다는 의원들도 얼마든지 300명 중 1명으로 의견을 표할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최대 변수는 오는 12일 예정된 원내대표 경선이다. '원조 친윤'으로 불리는 권성동(5선) 의원과 친한계 지지를 받고 있는 김태호(4선) 의원의 양자 대결 구도다. 권 의원은 대다수 중진의 지지를 받고 있다. 나경원 의원은 전날 오전 중진 회의 후 "협상력과 추진력을 갖춘 권 의원이 맡는 게 적합하다고 의견을 모았다"고 했다.
원내지도부가 선출되더라도 '탄핵 반대' 당론이 바뀔 가능성은 높지 않다. 다만 지난 번과 같은 '표결 불참'을 고수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김태호 의원은 이날 2차 탄핵안 표결에 대해 "지난주와는 분위기가 달라졌다"며 "당론을 통해 본회의장에 자유 의지로 들어가서 투표할 수 있는 방향으로 결정될 것 같다"고 했다.
민주당은 이날부터 본격적인 '설득 작업'에 돌입했다. 국민의힘 의원에 개인적으로 전화를 걸어 찬성 투표를 독려한다는 것이다. 원내지도부 소속 한 의원은 "국민의힘에 친분이 있는 분들을 각각 정리해서 명단도 공유하고 설득을 할 계획"이라며 "다수가 고심하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