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한덕수 국무총리의 대국민 공동 담화를 두고 '위헌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대통령으로부터 아직 공식적으로 권한을 이양받지 않는 총리의 역할론에 대해서는 헌법학자들마다 해석이 미세하게 다르지만, 위헌이라는 데는 반대 의견을 찾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한덕수 국무총리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대국민 공동 담화를 발표하고 있다./뉴스1

9일 조선비즈 취재에 따르면 헌법학자들 대다수는 한 총리와 한 대표의 공동 담화가 위헌 소지가 높다고 본다.

우선 국무총리의 경우를 따져보면, 헌법 86조 2항은 '국무총리는 대통령을 보좌하며 행정에 관하여 대통령의 명을 받아 행정각부를 통할한다'고 규정한다. 즉 행정부 수반의 권한에 대해 다루고 있는데, 국무총리가 71조에 따른 정식 권한대행이 아닌 이상 이를 적용할 수는 없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황희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조약체결이나 계엄선포 등 국가원수로서의 권한은 총리가 권한대행이 아닌 이상, 갖게 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현재 윤 대통령이 대통령직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총리가 권한을 넘겨받았다고 보는 것 자체가 잘못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헌법 제71조는 '대통령이 궐위되거나 사고로 인하여 수행할 수 없을 때에는 국무총리, 법률이 정한 국무위원 순서로 그 권한을 대행한다'고 돼 있다.

이석연 전 법제처장(동서대 석좌교수)은 "권한대행은 '대통령이 유고될 때, 탄핵으로 직무가 정지될 때 헌법이 인정한 대통령의 권한을 행사하는 자'로 봐야 한다"며 "대통령의 고유 권한은 그대로 둔 채 총리에 대해 마치 권한 위임 규정이 있는 것처럼 보는 것은 말도 안되는 해석"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이 이상민 장관의 사의를 수용하지 않았나. 대통령 직무를 정지하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이고, 직무정지는 탄핵으로만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한 총리와 한 대표의 '투톱' 담화문에 대한 위헌 논란은 우원식 국회의장도 제기했다. 우 의장은 "그 누구도 부여한 바 없는 대통령 권한을 총리와 여당이 공동 행사하겠다고 하는 것은 명백한 위헌"이라고 했다. 앞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대통령 권한은 사유물이 아니다"라며 한 대표와 한 총리를 겨냥해 "얼굴을 바꾼 '2차 내란 행위'"라고 맹공했다.

여당 대표인 한 대표가 담화를 통해 국정 운영 방향을 제시한 것에 대해서도 '위헌'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헌법이 여당 대표의 권한에 대해 어떠한 것도 규정하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다. 앞서 윤 대통령이 국민에게 사과하면서 "(저의) 임기와 정국 안정 방안에 대한 것을 일임한다"고 했는데, 이러한 '구두 이양'은 정치적 수사에 불과할 뿐 효력이 없다는 것이 대다수 학자들의 지적이다.

이를 의식한 듯, 한 대표는 야권에서 제기한 '소통령 논란'에 전날 오후 "당 대표가 국정 권한을 행사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야당이) 오해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박근혜 대통령 당시 국정농단 상황에서 우원식 의장을 비롯한 민주당 의원들이 '대통령이 국정농단에 손 떼고 총리에게 전권을 맡겨라'라는 말씀을 하지 않았냐"고 했다.

하지만 정당이 '정치적 결사체'일 뿐 국가 권력을 실제 집행하는 기관이 아니라는 점에서 여당 대표가 국정운영을 책임지고 해나가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노희범 변호사(전 헌법재판소 연구관)는 전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우리 헌법은 대통령이 현직에 있으면서 어떤 특정 정당에게 대통령의 권한을 주거나 행정부의 권한을 같이 집행한다는 구조를 전혀 갖출 수가 없다"며 "대통령이 있으면서 특정 정당에게 국가 권력을 위임 내지 이양한다는 것은 헌법이 규정한 방식도 아니고 결코 그렇게 할수가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