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에 대해 찬성표를 던진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은 "시민의 목소리를 간과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탄핵 표결이 있던 날 (대통령) 담화를 보고 혼란을 막는 방법이 탄핵을 부결시키는 방법만 있지는 않겠다고 생각했다"고 8일 밝혔다.
그는 "우리 당이 만들어서 세운 대통령을 탄핵 소추하는 안건에 대해 표결해야 한다는 정말 무거운 마음이 하나 있었고, 당론을 어긴 것에 대한 두 번째 무거운 마음이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조금 힘들더라도 당(국민의힘)을 개혁하고, 많은 시민께 인정받는 당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탄핵에) 찬성했다"고 설명했다.
표결 후 당원들로부터 비판을 받았다고도 고백했다. 김 의원은 "(투표 후) 당원분들로부터 정말 대응할 수 없을 만큼의 안 좋은 문자와 음성 메시지들을 많이 받았다"며 "'이제 나가라', '사퇴해라' 등의 이야기도 많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변명이라고 하고 싶지는 않지만 단순히 '나는 당론을 어길 거야' 해서 어긴 것이 아니라고 말씀드리고 싶고, 항상 국회의원으로서의 책무를 먼저 생각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제가 대리해야 하는 시민들을 대신해서 들어간 것이기 때문에 그냥 너무 당연한 일을 한 것"고 했다.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발표에 대해 "청각장애인들 같은 경우 계엄 선포조차 수어 통역이 되지 않고, 자막이 나오지 않아서 전혀 알 수가 없었다"고도 했다. 김 의원은 시각장애인 피아니스트였다. 그는 "정말 전시 상황이었다면 이분들이 어떻게 대피해야 할지 그리고 어떤 상황인지조차 판단하지 못했을 수도 있겠다는 무거운 마음이 들었다"고 했다.
한편 앞선 7일 진행된 탄핵소추안 표결에서 국민의힘 105명이 퇴장하면서 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투표는 성립되지 못했다. 국민의힘에선 안철수 의원이 퇴장하지 않았으며 김예지 의원과 김상욱 의원이 돌아와 표결에 참여했다. 김상욱 의원은 김예지 의원과 달리 탄핵에 반대표를 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