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중진의원들이 6일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에 사실상 찬성하겠다고 입장을 바꾼 한동훈 대표를 두고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사태가 재발되면 안된다"며 반발했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당 중진의원들과 회의를 열고 윤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 관련 탄핵소추안 표결 여부 등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는 한 대표가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사실상 탄핵안에 찬성하겠다고 밝힌 발언도 거론됐다.
한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대통령이 대통령직을 계속 수행할 경우, 이번 비상계엄과 같은 극단적 행동이 재연될 우려가 크고 그로 인해 대한민국과 대한민국 국민들을 큰 위험에 빠뜨릴 우려가 크다고 생각한다"면서 "윤석열 대통령의 조속한 직무집행 정지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회의를 마친 후 윤상현 의원은 중진의원 회의 당시 분위기를 묻는 말에 "한 대표의 오늘 발언에 대해 "(지난 5일) 당론으로 채택된 탄핵 반대 입장에 대해 어떻게 혼자서 저런 식으로 (결정)하느냐는 의견이 있었다"면서 "한 대표의 말에 동의하는 의원들은 거의 없었다"고 전했다. 이어 "설령 한 대표 얘기가 맞는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바로 탄핵으로 이어지는 건 아니다"라면서 "우리는 우리 나름대로 전략적 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윤 의원은 또 "박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민주당 정권에서 이 나라와 기강·근간과 가치를 허물어뜨는데, 또 다시 그런 시대를 맞아야 하나"라며 "이재명 대표의 더불어민주당에게 정권을 헌납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제 의총에서 '탄핵 학습효과'가 있어 그 당시 (박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했던 분들이 전부 나와 '탄핵은 안 된다' 라는 걸 다 말하더라"며 "그때보다 우리가 훨씬 더 일치단결된 모습 보여줬다"고도 했다.
그는 그러면서 "한 대표도 이런 문제를 혼자 말하기 전에 중진들하고 당연히 협의해야 했다"며 "중진들이 그에 대해서도 성토했다"고 전했다. 한 대표가 '윤 대통령이 군을 동원해 주요 정치인들을 구금하려 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도 "어떤 정보를 갖고 있는지 공유하고 돌파구를 마련해야 하는데, 혼자 얘기하고 당을 혼란스럽게 만든 점을 질타했다"고 말했다.
권영세 의원도 "박 전 대통령 탄핵과 똑같은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면서 "(윤 대통령에게) 합당한 책임을 묻는다고 바로 탄핵으로 연결하는 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일각에서 오는 7일 예정된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을 이날로 앞당길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표결을 강행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