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4일 오전 긴급 본회의를 열어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통과시킨 가운데, 국민의힘 의원들은 다수가 불참했다. 비상의원총회가 소집된 중앙당사에 모였다가 국회로 제때 이동하지 못하면서다.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령을 선포한 가운데 4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통과되고 있다. /뉴스1

이날 본회의에서는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재석 190명 전원 찬성으로 가결됐다. 이중 국민의힘에선 18명만 표결에 참여했다. 조경태, 김상욱, 우재준, 김용태, 장동혁, 박수민, 신성범, 김성원, 김형동, 박정하, 서범수, 박정훈, 정성국, 곽규택, 김재섭, 정연욱, 주진우, 한지아 의원 등이다.

같은 시각, 50여명의 국민의힘 의원들은 중앙당사에 모여 있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직후 당사에서 긴급 의원총회를 소집한다고 공지하면서다. 당초 국회에서 의총을 열 예정이었으나, 계엄 선포 이후 국회 출입문이 전면 폐쇄되고 출입이 통제되자 장소를 변경했다. 그러나 당사마저 폐쇄되면서 의원들이 제때 국회로 이동하지 못했다.

추 원내대표는 본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여당 의원들의 대거 표결 불참 이유에 대해 “본회의장은 일부 의원들이 들어갔고, 뒤에 온 분들은 국회에 들어오지 못했다”며 “많은 분들이 당사에 있었다. 국회에 들어오는 노력을 하다가 도저히 진입이 안돼 당사에 모여 있었다”고 했다. 이어 “우리 의원들이 들어올 수 있도록 시간을 달라고 의장께 말씀드렸고, 의장은 약간의 시간을 기다리더니 ‘지금 상황을 기다릴 수 없다’며 본회의를 진행했다”고 했다.

추 원내대표는 본회의 표결이 진행되는 동안 국회 본청 원내대표실에 머물렀다. 이에 대해선 “저는 계속 당사에 있는 의원들과 소통하고, 원내대표로서 의원들의 입장을 전해야 해서 (본회의장에) 들어가지 않았다”며 “제 판단으로 불참했다”고 말했다.

당사에 있던 여당 의원들은 원내 지도부와 소통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계엄해제 결의’가 가결된 후인 오전 1시 30분쯤 당사에서 나와 “(원내대표와 연락이) 안 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안에서 의원들이 어떤 말씀을 나눴나’라는 질문에는 “지금 정보가 없어서 여러 가지 추측성 이야기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여기에 이렇게 모여서 정보가 거의 없는 상태에서 이야기하는 것은 별로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국회로 이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