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국회의장이 내달 9일까지 열리는 정기국회에서 ‘순직해병 수사축소 외압 의혹’ 사건 국정조사 실시를 위한 준비 절차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또 오는 27일까지 여야가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위원을 선임할 것을 요청했다. 그간 여야가 국정조사 개시 여부를 두고 접점을 찾지 못하자, 국회의장이 양측의 의견을 취합해 입장을 낸 것이다.
우 의장은 22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국가가 나서서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밝히는 건 지체할 이유가 없는 마땅한 책무이자, 고인의 죽음에 대한 최소한 예의”라며 이러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당연한 책무 이행이 지연되고 있다. 변명의 여지 없이 부끄러운 일”이라며 “억울한 죽음의 진상을 규명하라는 국민적 요구가 높다. 국민 절대 다수가 사건 수사 과정에서 방해와 외압, 은폐 시도가 있었다는 의혹을 갖고 있다”고 했다.
우 의장은 “의혹이 커질수록, 의혹을 남겨둘수록 국가에 대한 신뢰가 훼손된다”며 “나라를 믿고 자식을 군에 보내고 나라를 지킨다는 명예와 자긍심으로 군 생활하는 국방의 의무에 대한 신뢰가 흔들린다. 이는 국가적으로 불행한 일”이라고 했다.
통상 국정조사는 여야 합의로 실시해왔다. 국민의힘도 이러한 선례가 없다며 야당이 단독 주도하는 조사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다만 우 의장은 “저도 이 점을 두고 고심했지만, 여야 합의는 국민적 동의를 확인한다는 의미”라며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지만, 여야 합의의 목적, 국정조사의 선결 조건인 ‘국민의 요구와 동의’는 이미 충분히 확인됐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