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이 21일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대통령실 특수활동비 약 82억 원을 전액 삭감한 내년도 예산안을 단독으로 처리했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대통령실을 아예 멈추려고 하는 것”이라고 반발하며 표결에 불참했다.
국회 운영위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내년도 대통령비서실·국가안보실의 특활비 82억5100만원을 전액 삭감하고 특정업무경비 1억5000만원을 일부 삭감한 예산안을 야당 단독으로 처리했다. 다만 대통령경호처 특활비는 사용처와 목적 등이 소명됐다고 보고 정부 원안을 수용해 예산을 편성했다.
민주당은 대통령실이 그간의 특활비 집행 내역을 국회에 제출하지 않았다는 점을 삭감 이유로 들었다. 내년도 특활비의 사용처와 목적 등도 제대로 소명되지 않으면 예산 삭감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야당 간사인 박성준 민주당 의원은 “경호처 특수활동비는 예산의 목적이 소명됐고, 특히 과잉 경호 문제에 개선을 약속하고 이를 부대의견에 반영한 만큼 정부 원안을 그대로 반영했다”면서 “다만 대통령비서실 특수활동비의 경우 경호처와 다르게 사용처, 사용 목적 등에 대한 소명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전액 삭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예산안 처리에 반발해 전원 퇴장했다. 운영위 여당 간사인 배준영 국민의힘 의원은 “대통령비서실을 아예 멈추게 하려는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지금 정부의 25년도 대통령비서실 특활비는 83억원이다. 지난 (문재인) 정부에 비해 무려 34%나 삭감해 4년 연속 운영 중”이라며 “문재인 정부가 하면 다 옳고, 윤석열 정부가 하면 다 틀리나”라고 했다. 이어 “분풀이 예산, 정부 목조르기 예산 말고 정상적인 예산안으로 다시 만들자. 이 예산안 상정을 결단코 인정할 수 없다”고 했다. 박준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검찰과 경찰에 이어 대통령실 특활비까지 전액 삭감한 것을 두고 “정부에 대한 증오심의 표출이자 국정의 핵심 기능을 마비시키려는 시도”라고 비판했다.
대통령실 특활비 예산은 향후 예결위 심사 과정에서 일부 복원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찬대 운영위원장은 “상임위 심사는 예비심사다. 본 심사인 예결위 심사가 (남아)있다”며 “대통령비서실이 입장을 바꿔 적극적인 소명과 자료제출을 한다면 꼭 필요한 예산을 어찌 삭감하겠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