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일 개인투자자들을 만나 “자본시장이 정상화 하면 코스피 지수가 4500선까지 갈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민주당이 소액주주 보호 명분으로 추진하는 상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시장 안정성을 회복할 수 있을 거란 뜻이다. 다만 여당과 재계는 경영권 위축 및 소송 남발을 우려해 반대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일 서울 영등포구 어펜딕스에서 열린 '국내주식시장 활성화를 위한 일반투자자 간담회'에 참석해 투자자 의견에 답하고 있다./뉴스1

이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소재 한 카페에서 ‘국내주식시장 활성화를 위한 일반투자자 간담회’에 참석해 국내 개인투자자들을 만났다. 지난 15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은 이후 첫 민생경제 일정이다. 이 자리에는 이언주 최고위원과 박주민 의원, 당 ‘주식시장 활성화 태스크포스(TF)’의 이소영 의원이 참석했다.

이 대표는 “나도 한때 소형 잡주에 ‘몰빵’ 했다가 IMF 때 다 털어먹고 우량주 장기투자라는 나름의 원칙을 잘 지켜 본전을 찾았다”며 “지금은 공직자로서 잠시 쉬고 있지만, 다시 언젠가 국장에 복귀할 잠시 휴면 중인 개미”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코리아 디스카운트(국내 주식시장 저평가) 원인으로 ▲시장의 불투명성 ▲정부의 정책 부재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험 ▲기업의 지배경영권 남용을 꼽았다. 그러면서 “정치가 정상화돼 앞선 문제들을 해결하고 비전을 확실히 제시하면 국내 주식시장의 자산 가치가 두 배 정도 오를 수 있다”고 했다.

이 대표는 또 “대한민국이 과거 한강의 기적을 만들어서 세계 10대 경제 강국으로 발전한 역동성이 살아날 것이라고 믿어지면, 한국의 주가지수가 똑같은 상태에서도 4000~4500선은 가뿐히 넘을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이날 간담회는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시장의 문제점을 제적하고, 이 대표가 답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개인투자자들은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을 회사에서 주주로 확대하는 법 개정 외에도 ▲장기투자자 혜택 방안 ▲집중투표제 ▲제3자 주주총회 의장 선임을 제안했다.

특히 제3자 주주총회 의장 선임과 관련, 이 대표는 “주주총회 의장이 불법을 감행하며 소액주주의 주장을 막기 위해 소송제도를 악용하는 문제는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우리나라는 선진국에서 용납되지 않는 것들이 일상이 되고 있다. 이 문제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했다.

◇”기업 상법개정 우려, 檢 배임죄 수사 때문”

민주당이 당론으로 추진하는 상법 개정안 필요성도 피력했다. 앞서 이정문 정책위 수석부의장은 전날 ‘주주 충실 의무’에 더해 ‘전체 주주 이익 공평 대우’ 조항까지 추가한 상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지난 14일 의원총회를 거친 만큼, 민주당은 이 법안을 당론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재계는 ‘소송 남발’을 우려하고 있다. 소액주주들이 경영상 판단에 대해 건건이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이 대표는 “기업의 우려는 검찰의 기업 수사 관행 때문”이라고 했다. 대법원 판례상 경영판단에 대해선 배임죄를 적용하지 않는데, 검찰이 ‘마구잡이식 수사’로 기업을 괴롭혀 공포심을 키웠다는 게 이 대표 주장이다.

이 대표는 “민주당이 추진하는 상법 개정안은 소수의 대주주가 압도적 다수의 소액주주보다 엄청난 권력을 행사하는 비정상을 해소하자는 것”이라며 “검찰이 심심하면 수시로 회사를 배임죄로 조사하기 때문에 대기업이 우려하는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