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 무력은 불가역적인 정책인 만큼 한계 없이 강화하라고 주문했다. 또 전쟁 준비 완성에 총력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북한 제4차 조선인민군 대대장·대대정치지도원 대회가 지난 14-15일 평양에서 진행됐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8일 보도했다. 대회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이틀차 행사에서 '조성된 정세와 공화국무력 대대장·대대정치지도원들의 임무에 대하여'를 주제로 연설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김 위원장은 지난 14~15일 평양에서 열린 조선인민군 제4차 대대장·대대 정치지도원 대회 이틀차 행사에서 ‘조성된 정세와 공화국 무력 대대장·대대 정치지도원들의 임무에 대하여’를 주제로 연설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8일 보도했다.

이번 대대장·대대 정치지도원 대회는 지난 2014년 11월 3차 대회 이후 10년 만에 열렸다. 1953년 제1차 대회와 2006년 제2차 대회는 각각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참석했다. 북한군 대대장의 계급은 보통 대위 또는 소좌(소령)이며 대대 정치지도원은 대대 군인들의 사상 교육을 책임진 정치장교를 말한다.

김 위원장은 이날 연설에서 “핵 무력 강화노선은 이미 우리에게 있어서 불가역적인 정책으로 된 지 오래”라며 “이제 남은 건 지금 당장이라도 핵 무력이 전쟁 억제의 사명과 제2의 사명을 수행할 수 있게 더욱 완벽한 가동 태세를 갖추는 것뿐”이라고 했다. 이어 “핵 무력을 중추로 하는 국가의 자위력을 한계 없이, 만족 없이, 부단히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한·미·일 군사협력이 평화와 안정을 위태롭게 하는 중대한 요소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 주도의 군사동맹은 유럽과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포괄하는 더 넓은 범위로 확대되고 있다”며 “유사 시 미제와 추종국 군대들이 유엔(UN·국제연합)이 아니라 나토(NATO·북대서양조양기구)와 같은 군사동맹의 간판을 쓰고 조선 반도 지역에 버젓이 나타난다고 해도 이상할 게 하나도 없을 상황”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이 미 대선 이후 미국을 향해 직접 비판 목소리를 낸 건 처음이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우리 무력의 각급은 모든 활동을 전쟁 준비에 철저히 지향 복종시키며 그 빠른 완성을 위해 총매진해야 한다”며 “현 주·객관적 형세에서 전쟁 준비 완성은 단 하루도 미룰 수 없는 초미의 과제”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과 서방이 우크라이나를 돌격대로 내세워 벌리고 있는 러시아와의 전쟁을 철두철미 실전 경험을 늘리고, 군사적 개입 범위를 전 세계로 확대하기 위한 전쟁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김 위원장은 북한군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참전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 그는 “지금 미국의 전쟁 상인들이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에 대한 군사적 지원을 계속하면서 전쟁을 지속시키도록 해, 보다 많은 나라들이 여기에 말려들고 국제 안보 형세는 제3차 세계대전이 일어날 수 있다는 불안을 키우며 더욱 위험한 지경으로 치닫고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