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이 15일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1심 판결에 대해 ‘수용 불가’ 입장을 밝혔다. 당선 무효형의 핵심인 ‘허위사실 공표’ 판결에 오류가 있다는 것이다. 원칙상 공직선거법 사건의 2심은 전(前)심 선고 후 3개월 이내에 결론을 내야 한다. 이 대표 측은 조만간 재판부에 항소장을 제출할 예정이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후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윤석열 정권의 ‘정적 죽이기’에 화답한 정치 판결”이라며 “검사는 이 대표가 하지 않은 말을 만들어 조작 기소했고, 재판부는 무비판적으로 판결했다. 제대로 된 판결이 아니다”라고 했다. 또 “곧바로 항소장을 정리해서 판결의 잘못된 점을 소상히 밝히겠다”고 했다.

◇“사진 조작됐다”→”골프 친 적 없다” 오역 주장

민주당이 판결 오류를 주장하는 지점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 재직 시절 ‘대장동 개발사업 실무자였던 고(故) 김문기씨와 골프를 친 적이 없다’고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국토교통부로부터 협박을 받아 백현동 한국식품연구원 부지를 용도 변경했다’고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다.

우선 김문기씨와 관련, 재판부가 ‘사진이 조작됐다’는 이 대표의 발언을 ‘골프친 적 없다’로 오역했다는 게 민주당 주장이다. 앞서 이 대표는 대선 후보였던 2021년 12월 한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이 4명 사진을 찍어서 마치 제가 골프를 친 것처럼 사진을 공개했다. 제가 확인해보니 우리 일행의 단체 사진 중 일부를 떼어내 보여줬더라. 조작한 것이다”라고 했다.

재판부는 ‘조작한 것’이라는 발언 경위와 맥락, 일반인의 인식을 기준으로 볼 때 ‘김씨와 함께 간 해외 출장 기간에 김씨와 골프를 치지 않았다’는 의미라고 규정했다. 반면 당 법률위원장인 박균택 의원은 “국민의힘이 사진을 일부분만 확대해 조작했다고 말한 것인데, 골프를 안 쳤다는 의미로 굳이 캐내어 해석했다”며 허위 사실을 공표한 적이 없다고 했다.

◇’협박 거짓말’ 판결엔 “심적 압박”

또 백현동과 관련, 국정감사에서 쓴 ‘협박’이란 표현 자체는 과하다고 인정하지만, ‘심적 압박’을 받은 것은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앞서 이 대표는 2021년 10월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용도 변경은) 국토부가 요청해서 한 일이고, 공공기관 이전 특별법에 따라 저희가 응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국토부가 (경기도의) 직무 유기를 문제 삼겠다고 협박했다”고 답변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국토부의 요구에 따라 어쩔 수 없이 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 검토해 변경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 대표가 국정감사에서 ‘협박’이라는 거짓말을 했다는 뜻이다. 특히 국토부가 관련 공문을 보내면서 ‘구체적 용도 지역’을 기재한 적이 없고, 2014년 12월 공문에선 “성남시가 적의 판단하라”고 밝힌 게 근거가 됐다.

반면 민주당은 ‘중앙정부의 공문’ 자체가 지방자치단체에는 일종의 압박이 된다고 반박했다. 박 의원은 “국토부가 몇 년간 요구를 했으나 이재명 (당시 경기) 지사가 여기에 응하지 않고, 요구를 받아주지 않는 형식으로 거부해왔다”며 “거듭 요구를 하면서 심적 압박을 준 건 명백한 사실이다. ‘협박’이란 표현은 다소 과장되고 적확하지 않을 수 있지만, 근거 없는 말이 아니다”라고 했다.

한편 이 대표는 이날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판결을 인정할 수 없다는 의사를 재차 밝혔다고 한다. 그는 1심 선고 직후 법원을 나서면서도 “기본적인 사실부터 도저히 수긍하기 어려운 결론”이라며 “항소하겠다”고 했다. 또 “국민께서도 상식과 정의에 입각해서 판단해보면, 충분히 그런 결론에 이르실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