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친윤석열)계 인사들이 입을 모아 이른바 ‘尹 대통령 비방글 논란’에 대해 수사 의뢰와 당무감사 등 당 대응을 촉구했다. 해당 논란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가족 이름으로 윤석열 대통령 내외를 비방하는 글이 당원 게시판에 올라오면서 불거졌다. 이를 두고 지지층 내 갑론을박이 오가고 있어 내홍의 불씨가 될 수 있는 만큼 당이 적극적으로 진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당은 ‘동명이인’이라며 의혹을 반박하고 한 차례 법적 대응 방침을 밝힌 이후 입장 표명을 삼가고 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12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당원 게시판에 대통령 부부를 욕하는 게시물이 당 대표 가족 이름으로 수백 개가 게시됐다면, 당은 즉시 수사 의뢰해서 사안의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며 “쉬쉬하며 그냥 넘어갈 일이더냐”라고 했다. 이어 즉각적인 수사 의뢰를 요구하면서 “증거인멸할 생각 말고 모용(도용 또는 사칭)이라면 모용자를 색출해 처벌하고, 사실이라면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민전 최고위원도 이날 ‘정치시그널’ 라디오에서 “주민번호 몇 자리만 보여줘도 한 대표가 아니라고 보여주는 방법이기 때문에 빨리 진화할 필요가 있다”며 당무감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여권에 따르면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도 전날(11일) 오후 소속 의원 단체대화방에서 게시판 비방글 논란과 관련해 당무감사를 해야 한다는 취지의 글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尹 비방글’ 논란은 지난 5일 온라인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에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한동훈’이라는 이름으로 윤 대통령 내외 비판글이 다수 올라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불거졌다. 당원 게시판 글은 통상적으로 이름이 익명 처리되는데, 전산 오류가 발생하면서 일시적으로 이름 검색시 해당 당원의 게시글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이다. 한 대표는 물론 배우자와 모친, 장인, 장모와 같은 이름의 작성자가 작성한 ‘윤 대통령 비판’ 글도 게시돼 논란이 번졌다.
이에 대해 지난 6일 주진우 국민의힘 법률자문위원장은 언론 공지를 통해 해당 의혹을 제기한 유튜버에 대해 “명백히 사실이 아니다”라며 법적 대응 방침을 밝혔다. 국민의힘에 따르면 당원 게시판에 글을 쓸 수 있는 당원 중 한 대표와 동명이인은 8명이며, 한 대표가 직접 작성한 게시글은 없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한다.
하지만 당의 법적 대응과 사실 확인 후에도 논란이 가라앉지 않는 모습이다. 장예찬 전 청년최고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상식적으로 특이한 이름의 온 가족이 동명이인일 가능성은 매우 낮다. 한 대표의 가족들이 연루됐다는 의심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서범수 사무총장 측은 해당 논란에 대해 당무감사는 불필요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