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12일 개인 투자자 단체를 만나 '상법 개정' 당론 추진 입장을 재확인 했다. 현행법상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에 주주를 포함하는 게 골자다. 최근 이재명 대표가 금융투자소득세 폐지에 동의하고 진보진영 내 반발이 거센 가운데, 기업 지배구조 개편에 속도를 낸다는 것이다. 소액주주의 '기업 정보 접근권한'을 확대하는 디스커버리(증거 개시) 제도도 언급됐다.
민주당 '대한민국 주식시장 활성화 TF(약칭 국장 부활 TF) 단장인 오기형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상법 개정을 위한 개미투자자 간담회를 마친 뒤 취재진에 "상법 개정안은 이미 발의한 상태"라며 "상당 기간 내부 조율을 거쳤고, 당론에 대한 의견 수렴 절차를 조만간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에 따르면, 국장 부활 TF는 소관 상임위원회에 계류 중인 상법 개정안들을 취합해 토론회 거친 뒤, 당론 채택의 건을 의원총회 안건에 부치기로 했다. 민주당이 추진하는 개정안은 현재 '회사'로 한정된 이사의 충실 의무를 주주로 확대하는 내용이다. 법이 개정되면, 이사는 소액주주의 이익이 침해되는 경영 활동에 대해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
토론회에선 주가조작 등 불공정 행위에 대한 처벌 강화 요구가 주로 나왔다고 한다. 오 의원은 "합법이라는 틀에서도 투자자 입장에선 황당한 결과가 도출되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문제를 적극적으로 보완할 수 있는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었다"고 했다.
이 자리에는 소액주주 행동주의 플랫폼 액트와 각 기업의 소액주주연대 대표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주주 충실 의무' 외에 ▲횡령·배임 대주주의 주주총회 의결권 제한 ▲주주총회 의장 제3자 선임 ▲기업 구조재편 결정 시 주주들의 시간 확보 ▲주주명부 기재사항에 이메일 주소 포함 ▲국회의 한국거래소 감독 등을 제안했다.
특히 미국 디스커버리 제도도 대안 중 하나로 언급됐다. 이는 재판 개시 전 당사자들이 서로 가진 증거와 서류를 상호 공개하는 제도다. 소액주주가 경영진과 소송전을 벌일 때 '정보 불균형'이 생기는 만큼, 사측의 내밀한 정보에 접근할 권한을 주는 것이다. 기업들은 영업비밀 침해를 우려해 반대하고 있다. 오 의원은 "소액주주의 '증거 불균형' 문제를 구조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했다.
디스커버리 제도의 경우, 당 차원의 검토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다만 금투세 시행에 찬성했던 의원들을 중심으로 필요성이 제기된다. 어떤 식으로든 강력한 주주 권리 확대 장치를 마련하자는 것이다. 정무위 핵심 관계자는 "현재는 개별 의원들이 제도적 필요성을 언급하는 단계"라면서도 "여러 대안 중에 하나로 충분히 고려할 수 있고, TF 차원에서도 논의할 것으로 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