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기자회견에 대해 “뭘 사과하는지 모르겠다”며 “반성 없는 담화”라고 했다. 전날 윤 대통령이 “국민께 죄송하다”고 했지만, 김건희 여사 대외활동 전면중단 및 특검(특별검사) 등은 거부해 진정성이 도마 위에 올라서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 담화는 반성은 없고 국민 앞에 솔직하지 못했다”며 “뭘 사과하는지 모르겠다는 국민의 말씀이 많았다. 진솔하고 진지한 성찰과 사과가 필요하고, 국정 기조의 전면 전환이 꼭 필요하다”고 했다.
‘제2의 개사과’라는 평가도 나왔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한마디로 처참하고 참담한 제2의 개사과였다”며 “왜 고개를 숙였는지 미스터리로 남는 140분이었다”고 했다. 앞서 윤 대통령이 대선 후보였던 2021년 10월 ‘전두환 옹호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당시, 대선캠프 소셜미디어 계정에 반려견에게 사과를 주는 사진이 올라와 논란이 됐었다. 야당은 “사과를 요구하는 국민에게 ‘사과는 개나 주라’는 조롱”이라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국민을 개돼지 취급하는 윤 대통령은 민주공화국에 어울리지 않는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 특검에 참여했으면서 김건희 특검을 거부하는 모순은 김건희 특검을 반드시 해야 하는 당위성을 확고하게 만들었다”고 했다. 전날 윤 대통령이 “국회가 특검을 임명하는 건 헌법상 삼권분립을 위반”이라고 말한 것을 반박한 발언이다.
국민의힘을 향해선 특검법 수용을 결단하라고 촉구했다. 박 원내대표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이제 결단해야 한다. 적당히 말로 때우는 시간은 끝났다”며 “국민의힘 의원들도 이제 결단해 윤 대통령의 호위무사로 분노한 민심에 휩쓸려 사라질지, 국민의 편에서 싸울지 선택하라”고 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전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140분 동안 대국민 담화와 기자회견을 했다. 윤 대통령은 “국민 여러분께 먼저 죄송하다는 말씀과 진심 어린 사과를 드린다”고 했다. 다만 김건희 여사 특검은 위헌이며, 정치브로커 명태균씨와 대통령 부부의 공천 개입 의혹도 사실이 아니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