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오는 7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대국민 담화와 기자회견을 한다. 최근 윤 대통령과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의 대화 내용이 공개되고 김건희 여사의 ‘국민의힘 공천 개입’ 의혹도 커진 가운데, 윤 대통령이 관련 입장을 직접 밝힐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은 이날 대변인 공지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오는 7일 목요일 오전 10시 대통령실에서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의 회견 일정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같은 날 오전 ‘명태균 사태’와 관련해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를 공개적으로 요구한 지 12시간 만에 나왔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기자회견은 ‘임기 반환점’(오는 10일)에 맞춰 국정 성과와 향후 운영 방안을 설명하는 자리다. 특히 김 여사 의혹 등 최근 논란이 된 ‘공천 개입’ 관련 입장도 직접 밝힐 예정이다.
이 관계자는 “임기반환점을 맞아 국민께 지난 성과를 보고드리고, 향후 국정운영 방향에 대해 설명드릴 예정”이라며 “1문1답을 통해 국민이 궁금해하는 모든 사안에 대해 소상히 설명드리겠다”고 했다. 또 “그동안 기자회견을 준비해왔으며, 이왕이면 순방 전 국민께 말씀드리는 기회를 갖는 게 좋겠다는 참모진의 의견을 받아들였다”고 했다.
당초 정치권에선 윤 대통령이 오는 15일부터 이틀 간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18일 예정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마친 후 관련 입장을 내놓을 것으로 봤다. 그러나 민주당이 윤 대통령 육성이 담긴 통화 녹음을 공개하고, 여권 내부에서도 쇄신 요구가 커지자 회견 일정을 앞당겼다고 한다.
◇尹 직격한 韓 “정치 브로커에 휘둘려, 국민께 송구”
앞서 한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대통령의 사과와 ▲김 여사의 대외 활동 중단 ▲대통령실 참모진 전면 개편 ▲쇄신 개각 ▲수사기관의 엄정한 수사 착수 등을 요구했다. 그는 “대통령과 영부인이 정치 브로커와 소통한 녹음과 문자가 공개된 것 자체로 국민께 대단히 죄송스러운 일”이라며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유력 정치인들이 정치 브로커에 휘둘리는 것처럼 보이는 것도 국민을 크게 실망시켜 드렸다”고 했다.
한 대표는 “국민의 큰 실망은 정부여당의 큰 위기”라며 “이런 위기를 극복하려면 솔직하고 과감해져야 한다”고 했다. 이어 “지금의 우리당은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을 단칼에 잘라낸 정당”이라며 “국민의힘은 정치 브로커 관련 사안에 대한 엄정하고 신속한 수사를 당 차원에서 당당하고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3선 중진 의원들도 같은 날 오후 추경호 원내대표를 만나 당·정 쇄신책을 논의했다. 김성원 의원은 이날 간담회 후 취재진에 “현 상황이 엄중하다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고, 타개와 돌파를 위한 여러 방안을 얘기했다”면서 “당과 대통령실의 변화가 필요하고, 국민 눈높이에 맞춰 다시 함께 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말을 나눴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