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3선 의원들이 당정 위기상황을 진단하고, 당과 대통령실이 긴밀히 소통하고 단합해 국민 눈높이에 맞게 쇄신해야 한다고 뜻을 모았다. 윤석열 대통령 국정 지지율이 하락하고 '명태균 사태' 등 악재로 위기감이 고조되자 여권 내에서 국정 쇄신과 당정 단결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가 4일 국회에서 열리는 최고위원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3선 의원들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 주재로 간담회에 참석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윤 대통령과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의 통화 녹음 공개 후 이를 고리로 '여권 공천개입 의혹'과 탄핵 공세를 키우자 위기 돌파구를 모색하기 위해서다.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은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3선 의원들이 모여서 현안을 공유하며 말씀을 나눴다. 현 상황이 엄중하다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고, 타개와 돌파를 위한 여러 방안을 얘기했다"고 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3선 의원들은 당과 대통령실이 쇄신하는 동시에 단합해 당 안팎 혼란을 수습해야 한다고 뜻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당과 대통령실의 변화가 필요하지 않나, 국민 눈높이에 맞춰 다시 함께 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야 하지 않나 이런 말씀들을 나눴다"고 전했다.

이어 "결국 지금의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용산(대통령실)과 서로 더 많은 소통을 해야 한다는 말이 나왔다"며 "분열 않고 단합해 갈 수 있는 그런 방안이 최선이 아닌가 하는 말씀"이라고 덧붙였다.

또 김 의원은 "(3선 의원들이) 초·재선 의원과 4선 이상 의원의 중간에서 허리로서의 역할을 강화해 당이 단합될 수 있는 역할을 하자는 결론을 냈다"고 했다.

이른바 '윤-명 통화 녹음' 공개 이후 여권 내에선 계파를 막론하고 국정 쇄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친윤계'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실을 향해 "대통령실이 '국면전환용 인사를 하지 않겠다'라고 한 말이 국민들에 알려지고 있다"면서 "지금은 국면전환을 위해 뭐든 해야할 때,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할 시기"라고 했다. 이어 "(대응책의) 호불호를 따질 것이 아니고 가능한 것과 가능하지 않는 것을 나열해 놓고 가능한 것은 빨리 조치를 해야한다"며 "시간이 지나면 점점 더 강력한 조치를 해야 할지 모른다"고 했다.

당 원로들로 구성된 국민의힘 상임고문단도 전날(3일) 여의도 당사에서 회의를 열고 "대통령은 취임 당시의 초심으로 돌아가서 국민의 목소리를 잘 경청하시고 판단해달라"는 데 뜻을 모았다. 같은 날 국민의힘 소속 광역단체장들로 구성된 시·도지사협의회도 입장문을 내고 "대통령은 임기 후반기의 성공적인 국정 수행을 위해 적극적인 국민과의 소통 및 국정 쇄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