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이 28일 국회 운영위원회 소위원회에서 상설 특검(특별검사) 후보자 추천위원회 구성을 변경하는 국회 규칙 개정안을 단독 처리했다. 해당 규칙안은 대통령과 대통령 가족이 연루된 사건을 수사하는 상설특검에서 여당의 특검 후보 추천권을 배제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국정감사가 마무리되자마자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상설 특검 추진에 속도를 낸 것이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날치기 통과”라며 반발했다.

지난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운영위원회 전체회의 모습. /뉴스1

국회 운영위원회 운영개선소위원회는 이날 민주당 소속 박성준 소위원장 주재로 회의를 열어 야당 단독으로 규칙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날 야당이 단독 처리한 규칙안은 대통령과 대통령 가족이 연루된 사건을 수사하는 상설 특검 후보자 추천위원회에 여당의 추천권을 없애는 내용이 골자다.

민주당은 지난 8일 김건희 여사 의혹 관련 상설특검 수사요구안도 제출한 상태다. 수사 대상은 ▲세관 마약 수사 외압 의혹 ▲삼부토건 주가 조작 의혹 ▲22대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행위 등으로 김 여사를 정조준하고 있다. 상설특검은 대통령이 재의요구권을 행사할 수 없어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되면 곧바로 특검을 가동할 수 있다. 여기에 민주당은 국회 규칙안을 바꿔 ‘김건희 상설 특검’에서 여당의 특검 추천 몫 2명을 없애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여당 의원들은 “일방적인 날치기 통과”라고 반발했다. 국민의힘 운영위 운영개선소위 위원들은 이날 회의장을 퇴장해 기자회견을 열고 “운영위가 민주당의 독단과 위선으로 가득한 편파 운영으로 무너졌다”며 “민주당은 국회법상 최소한의 숙려기간을 완전히 무시하고, 전혀 합의된 바 없는 국회 규칙과 법안들을 마구잡이로 밀어붙였고, 오늘의 일정을 일방적으로 통보하고, 자신들이 원하는 안건들만 골라 결국 날치기 통과시켰다”고 했다.

배준영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상설특검 관련 규칙 개정안에 대해 “대통령의 권한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것”이라며 “고발한 사람이 심판하는, 축구 선수가 심판을 보는 심각한 오류가 있는 법안”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운영개선소위에서 ▲탄핵소추 강화와 대통령 재의요구권 행사 제한 ▲예산안 자동부의제도 폐지 ▲국회에 개인정보 및 영업비밀정보 제출 의무화 등을 위한 법 개정안도 단독으로 처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