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은 21일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82분간 이어진 면담이 ‘빈손’으로 종료된 것에 대해 일제히 거센 비판의 메시지를 내놓았다. 특히 윤 대통령으로부터 사실상 유의미한 답변을 듣지 못한 한 대표를 향해 조속한 결단을 촉구하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파인그라스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면담을 하고 있다. /뉴스1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면담이 아무런 성과도 없이 끝났다. 국민의 마지막 기대는 차갑게 외면당했다”며 “김건희 여사 문제에서 단 한 걸음도 전진하지 못한 불통의 면담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조 수석대변인은 “한 대표와 마주 앉은 윤 대통령은 책임을 추궁하려는 듯 벼르는 모습이었다. 국민 목소리에 전혀 귀 기울이지 않는 대통령의 모습은 절망스럽다”며 “주가조작에서 여론조사, 공천개입, 국정농단까지 무수한 의혹에도 오로지 김 여사만 지키려고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한 대표를 향해 “이제 남은 판단은 윤 대통령과 공멸할 것인지 선택하는 것뿐”이라며 “한 대표가 잡아야 할 건 대통령의 손이 아니라 국민의 목소리임을 명심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조국혁신당도 윤한 면담을 혹평하면서 한 대표를 향해 ‘김건희 특검법’ 동참을 촉구했다. 김보협 조국혁신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후 논평을 통해 “김건희 리스크에 대해 논의하면서 윤 대통령 ‘배후자’이자 결정권자인 김건희씨 없이는 아무 해법도 찾을 수 없었을 것”이라며 “한 대표는 김건희 종합 특검법 처리에 동참해 국민 명령에 화답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개혁신당은 윤한 면담을 ‘빈 쭉정이’로 평가했다. 김성열 개혁신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한 대표는 윤 대통령과의 합의 발표는커녕 현장 반응과 분위기도 함구하고 있다. 여당 대표가 공개 제안을 하고도 면담 내용조차 발표하지 못하는 건 유례없는 최악의 결과”라며 “면담의 유일한 성과는 윤 대통령의 불통과 한 대표의 무능을 확인한 것뿐이다. 부질없는 희망은 버리고 특검을 통해 법과 원칙을 바로 세워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날 오후 4시 54분 윤 대통령과 한 대표는 용산 대통령실에서 만났다. 두 사람의 면담은 차담 형식으로 약 82분간 이뤄졌고, 정진석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배석했다. 한 대표는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에게 앞서 예고한 ▲인적 쇄신 ▲대외 활동 중단 ▲의혹 규명을 위한 절차적 협조 등 일명 김 여사 문제 관련 3대 요구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윤 대통령은 사실상 침묵하거나 반대 입장만 내세운 것으로 보인다. 면담을 마친 직후 한 대표는 국회에서 면담 관련 내용을 직접 브리핑할 거라는 정치권의 예상과 달리, 곧바로 자택으로 떠난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