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1일 당 중진 의원들을 소집해 비공개 간담회를 열었다. 참석자들은 “당정이 합심해서 앞으로 여당으로서 잘 끌어 나가야 한다”고 입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회동을 앞두고 향후 당 운영 방침을 ‘당정 화합’으로 제시하며 윤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주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은 추경호 원내대표. /뉴스1

추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약 1시간가량 4선 이상 중진과 비공개로 간담회를 가졌다. 친윤(윤석열)계 권성동, 권영세, 김기현, 박대출 의원 등을 비롯해 나경원, 주호영, 안철수, 윤재옥, 김상훈, 조배숙, 윤영석, 이종배, 김도읍, 이헌승 의원 등이 참석했다.

신동욱 원내수석대변인은 회의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국회 운영상황과 국정감사 중간점검, 당내 여러 현안에 대해 중진 말씀을 듣는 시간을 가졌다”고 했다.

특히 내달 더불어민주당의 장외 집회 등 탄핵 공세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고 한다.

신 수석대변인은 “11월에 접어들면 이재명 대표의 재판 선고일이 다가오는데, 관련해 당이 좀 더 전략적, 공세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겠다고 여러 분들이 언급했다”며 “(중진 의원들은) 원내대표가 중심이 돼 이 부분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추 원내대표도 “국정감사가 끝나고 이 부분을 집중 논의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공개 간담회에선 윤 대통령과 한 대표 회동 관련 언급은 없었다고 한다. 앞서 당내 친윤(윤석열)계와 친한(한동훈)계는 대통령과 대표 회동을 앞두고 신경전을 벌였다. 친한계는 야당 탄핵 공세에 맞서기 위해 윤 대통령이 한 대표의 쇄신 요구를 수용해야 한다고 강조했고, 친윤계는 대통령실과 각을 세워 당내 갈등을 조장해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신 수석대변인은 ‘당내 갈등 우려를 수습하는 자리가 아니냐’는 물음에 “오늘은 그런 얘기를 하는 자리가 아니었고 앞으로의 상황들에 대해 편안히 말씀을 나누는 자리였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참석한 중진 의원들은 ‘당정 화합’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수석대변인은 “당정이 합심해서 앞으로 여당으로서 잘 끌어나가야 한다는 말씀은 (참석자들이) 많이 했다”며 “당정이 하나가 돼 민생을 돌봐야 한다는 건 매우 원칙적인 얘기”라고 덧붙였다. 민생 문제와 관련해 당정 협의를 활성화해 집권당으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 소통 강화에 대한 요구도 나왔다고 한다. 신 수석대변인은 “(원내와) 소통이 조금 뜸했다는 지적이 있어서 원내대표가 ‘다양한 방식으로 의사소통하는 방식을 만들어가겠다’고 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