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범수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17일 10·16재보궐 부산 금정구청장 선거에서 예상과 달리 국민의힘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큰 격차로 이긴 데 대해, 선거기간 한동훈 대표가 김건희 여사 리스크 해소에 목소리를 낸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내주 예정된 윤석열 대통령과 한 대표 간 회동에선 ‘국민 눈높이’에 맞는 성과가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범수 국민의힘 사무총장이 지난 10일 오전 인천시 강화군 강화문화원에서 열린 현장최고위원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서 사무총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동훈 대표가 열심히 (지원 유세를) 왔어도 기존 당에서 하던 똑같은 소리를 했다면 과연 먹혔겠나”라며 “김건희 여사 문제 등에 대해 결이 다르게 주장한 부분이 먹혔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지난해 강서구청장 선거에서 당 지도부의 총력 지원 유세에도 참패했던 것과 달리, 이번 선거에선 한 대표가 앞장서 김 여사 의혹에 대한 실질적인 조치를 요구하면서 여권 악재에 피로감이 커진 중도층과 보수층 표심을 잡을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서 사무총장은 “한 대표가 만약 금정에 가서 대통령실이나 기존 당에서 있었던 분위기 내지 방향으로 주장했다면 안 먹혔을 것”이라고도 했다.

‘승부처’로 꼽혔던 이번 10·16재보궐 부산 금정구청장 선거에서 윤일현 국민의힘 후보는 김경지 민주당 후보 22.34%p(포인트)의 큰 득표율 격차로 이겼다.

여당도 금정 선거 결과는 예상 밖이라는 반응이다. 서 사무총장은 “이렇게까지 차이가 날 거라고는 생각 안 했다”라며 “여의도연구원에서 (선거 앞두고) 3번 조사했다. 마지막 조사가 9일~10일이었는데 그때 오차범위 내에서 빡빡했다”라고 전했다. 이후 한 대표를 비롯해 당 지도부가 총력 지원 유세를 나서면서 11일 이후 달라진 현장 분위기를 느꼈다고 설명했다.

금정 승리의 또 다른 원인에 대해선 “금정이 보수 세가 되게 강한 곳인데 ‘금정마저 넘어가면 되겠나’라고 위기감으로 보수층이 결집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했다. 또 선거 막판 김영배 민주당 의원이 전임 금정구청장 사망으로 치르는 보궐 선거를 ‘혈세 낭비’라고 한 발언도 표심에 영향을 미쳤다고 봤다.

서 사무총장은 보궐 선거 민심에 대해 “새롭게 쇄신하고 변화하라. 국민 눈높이에 맞춰서 가라는 것”이라며, 한 대표의 쇄신론에 힘을 실어줬다고 해석했다.

이어 내주 윤석열 대통령과의 만남에서도 국민 눈높이에 맞는 성과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 사무총장은 “독대나 면담이나 (형식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독대했을 때 할 말하고 결과물이 나와야 한다”면서 “대통령실에서 평가하는 성과, 당에서 평가하는 성과, 국민이 보는 성과가 있을 텐데 국민이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가장 중요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