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6일 국민의힘 소속 문헌일 서울 구로구청장이 주식 백지신탁 결정에 불복해 사퇴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 “국민의힘은 일말의 양심이라도 있다면 엉터리 공천에 대해 사과하고 책임져야 한다”고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모두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문 구청장이 재산을 지키기 위해 사퇴한다고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문 구청장의 사퇴 이유에 대해 “자기가 갖고 있는 170억원대 주식을 백지신탁해야 하는데 ‘재산을 선택한다, 백지신탁 못 하겠다’ 이런 이유”라고 했다.

이어 “어떻게 이런 사람을 구청장으로 공천하느냐”며 “구청장이 돈 많은 사람들이 하는 취미활동이냐”고 했다. 그는 “보궐선거를 치르기 위해서는 돈 수십억원이 드는데, 자기 돈 170억원은 귀하고 국민 돈 수십억원은 흔한 거냐”고 했다.

이 대표는 “내년 4월까지 구정에 공백이 발생하고, 새로운 구청장이 뽑힌다고 해도 업무 파악하다 보면 임기가 끝나버릴 것”이라며 “국민의힘이 어떻게 책임지는지 두고 보겠다”고 했다.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최고위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문 구청장의 무책임한 사퇴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말이 (회의에서) 많았다”며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공식 입장과 사과를 요구한다”고 했다.

앞서 전날(15일) 문 구청장은 자진 사퇴한다고 밝혔다. 문 구청장은 지난 2022년 6월 지방선거에서 당선됐다. 서울 구로구는 야당의 텃밭으로 꼽힌다. 국민의힘 후보가 구로구청장에 당선된 것도 12년 만이었다. 구로구에서 엔지니어링 회사를 운영해온 문 구청장은 인사혁신처가 ‘회사 주식을 팔거나 백지신탁하라’고 하자 불복해 소송을 냈으나 1심과 2심 법원에서 패소했다. 이에 주식을 백지신탁하는 대신 구청장직을 사퇴하겠다는 결정을 내린 것이다. 문 구청장이 자진 사퇴하며 내년 4월에 보궐선거가 치러질 전망이다. 문 구청장은 사퇴 후 회사로 돌아갈 계획이라고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