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6 재보궐선거를 하루 앞두고, 여야 모두 막바지 지원유세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여야가 양자 대결을 펼치는 부산 금정구는 이번 선거의 최대 격전지로 부상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적자(嫡子) 경쟁을 펼치는 전남 영광·곡성도 주목할 곳이다. 이번 선거를 기점으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당내 정치적 입지가 확연히 달라질 전망이다.
15일 한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각각 부산 금정구와 전남 영광·곡성으로 향했다.
한 대표는 이날 오후 4시 대한노인회 부산금정구지회를 방문하는 등 유세를 이어갔다. 그는 노인회 방문 후 기자들과 만나 “민심은 저희에게 더 잘하라고 격려해주고 있다. 저도 만나는 국민에 당과 정을 쇄신시키고 더 잘하겠다는 약속을 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대장동 개발 의혹 혐의 재판에 출석해 지원 유세에 직접 나서지는 못했다. 대신 이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여러분의 손으로 2차 정권 심판을 완성해달라”고 독려했다.
이번에 재보궐선거가 실시되는 4곳(▲전남 영광군수 ▲전남 곡성군수 ▲부산 금정구청장 ▲인천 강화군수) 중 부산 금정구는 최대 격전지로 꼽힌다. 금정은 부산에서도 전통적인 보수 강세 지역으로 꼽힌다. 하지만 최근 김건희 여사 리스크와 의료공백 사태 장기화, 윤-한 갈등으로 당정 지지율이 하락세다. 이런 가운데 단일화를 성사시킨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제2의 정권심판론’을 부르짖으면서 ‘박빙 판세’로 기류가 바뀌었다. 이에 이 대표는 부산 금정구를 네 차례, 한 대표는 여섯 차례 찾는 등 여야 대표가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양상이다.
한 대표로선 금정 보선에 전력을 다해야 한다. 22대 총선 참패 후 치르는 첫 선거인데다 최근 ‘김 여사’를 둘러싸고 친윤-친한이 정면충돌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보수 텃밭’으로 불리는 금정 선거에서 패배할 경우 당내에서 ‘책임론 공방’이 벌어지면서 당내 갈등이 격화할 가능성이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금정 선거에서 지면 용산에서는 ‘한 대표 책임’이라고 할 것이고 한 대표는 대통령실 때문에 졌다고 하지 않겠나”라고 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금정은 국민의힘 텃밭이라 이겨도 사실 ‘본전’인데 판을 너무 키웠다”며 “진다면 지난 총선에 이어 두 번째 패배가 될 것이다. 비한(한동훈)계 중심으로 책임론이 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남 영광·곡성 등 군수를 뽑는 호남에서는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대결 구도가 주목된다. 진보 진영의 텃밭인 호남은 전통적으로 민주당 강세 지역이다. 하지만 지난 4월 총선 조국혁신당이 호남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경쟁 구도가 만들어졌다. 조 대표는 영광과 곡성에서 ‘월세살이’를 하며 후보들 지원 유세에 나섰고 민주당은 조직력을 내세웠다.
특히 영광에서는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진보당의 ‘삼파전’이 만들어지며 관심을 모으고 있다. 당초 영광에서도 곡성처럼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양당 대결이 펼쳐질 것이라 전망됐지만 진보당 후보가 1위를 차지하는 깜짝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진보당은 총선 때부터 지역의 바닥 민심을 일일이 훑어 지역민의 마음을 얻었다는 평가다.
진보 진영 텃밭에서의 싸움이지만 민주당 입장에서는 호남 적자(嫡子) 자리를 두고 경쟁하게 된 만큼 총력을 다하고 있는 모양새다. 특히 지난 총선 당시 광주·전남 지역에서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대표는 조국혁신당) 양상이 뚜렷하게 드러나며 민주당의 비례대표 득표율이 조국혁신당에 밀린 바 있었다. 여기서 이번 영광·곡성마저 내준다면 이재명 리더십에 대한 호남 민심이 드러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특히 내달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위증교사 혐의’ 1심 공판을 앞두고 요동치는 당내 여론을 잠재울 수 있다.
총선에서 돌풍을 일으켰지만 22대 국회 시작 후 뚜렷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한 조국혁신당의 입장에서도 이번 선거는 중요하다. 조국혁신당은 총선 직후 ▲교섭단체 요건 완화 ▲한동훈 특별검사(특검)법을 추진했지만, 사실상 민주당의 비협조로 무산됐다.
한편 이번 재보궐선거 투표는 오는 16일 오후 8시까지 진행된다. 당선자 윤곽은 투표가 종료된 이후 늦은 밤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