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대한체육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뉴스1

한국관광공사가 특정 업체에 일감을 몰아준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이 기업은 한국관광공사와 맺은 25억8000만원 규모 수의계약 이외엔 매출이 없었다. 이곳은 여성 1인 기업인데, 남편이 과거 한국관광공사에서 4개월 정도 인턴으로 근무한 경력이 있는 것 외엔 타 납품 실적조차 없어, 전문성이 의심된다는 지적이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은 15일 오전 국회에서 진행된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올해 18건, 지난해 25건을 체결하며 독점하다시피 수의계약을 하는 눈에 띄는 업체가 있다”며 “A씨가 대표인 여성 1인 기업으로 관광공사와 2018년부터 총 90건의 계약을 맺었다”고 말했다.

배 의원에 따르면 관광공사가 한 기업과 맺는 수의계약은 1년에 평균 2건 수준이다. 그런데 문제가 된 업체는 올해 1월부터 9월까지만 18건의 수의계약을 맺었다. 지난해 맺은 수의계약은 22건으로, 관광공사와 가장 많은 수의계약을 체결한 업체다.

업체 전문성이 의심된다는 지적도 있었다. 설립 이후 한 달 만에 비교 견적 없이 관광공사와 수의계약을 맺었기 때문이다. 또 중소기업현황정보시스템에 따르면 해당 업체의 매출액은 한국관광공사 수의계약 액수와 동일하다. 한국관광공사와 맺는 수의계약만으로 매출을 올리는 것이다.

배 의원에 따르면 이 회사 대표의 남편인 김모씨는 한국관광공사 인센티브전시팀에 4개월간 근무했다. 당시 김씨는 함모씨와 같은 부서 소속이었는데, 함모씨는 회사와 한국관광공사가 맺은 90건의 계약 중 27건에 연관된 것으로 파악됐다.

배 의원은 “계약 사유가 ‘전문성을 갖춘 회사’라고 했는데 2019~2020년 매출액 내역을 보면 관광공사 계약 건 외에 다른 시장과 계약 자체가 없다”며 “시장에서 알아주지 않는 회사의 전문성을 어떻게 담보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배 의원은 “관광공사에서 일했던 짧은 인연만으로도 수십억 원에 달하는 수의계약을 따낼 수 있다면 정말 정당하게 일하고 있는 작은 영세 업체들에는 대단히 통탄할 일”이라며 “관광공사 안에 리베이트를 받거나 이런 검은 커넥션으로 복마전을 벌이고 있지는 않은지 전수조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