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14일 “(김건희 여사가) 공적 지위가 있는 사람이 아니다. 그런 분의 라인이 존재한다고 국민이 오해하고 언론이 기정사실로 생각하는 것 자체가 국정 신뢰에 도움이 도움 안 된다”며 “그런 라인이 존재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한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최근 인적 쇄신 요구가 김 여사 라인이 존재한다고 정리하라는 건가’라는 물음에 이같이 말했다.

앞서 한 대표는 지난 12일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유세 현장에서 “김 여사에 대한 국민의 우려와 걱정을 불식시키기 위해 대통령실의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선 대통령실에 근무하는 김 여사 관련 인사들에 대한 경질을 공개 요구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는데, 이틀 만에 인적 쇄신 대상을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이다. 한 대표 측은 대통령실 내에 7명 안팎의 인사들이 김 여사와의 친분을 내세워 정책이나 인사 등에 불필요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한 대표가 대통령실 인적 쇄신의 필요성을 언급한 이후 친윤계에선 ‘내부 균열을 키운다’며 공개 비판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친윤(윤석열)계 핵심 인사인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윤석열 정부를 비난하며 자기 세를 규합한다고 해서, 장밋빛 미래가 절로 굴러오는 것이 아니다”라며 “한 대표가 지금과 같은 길을 걷는다면, 과거 정부의 실패를 반복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한 대표는 ‘김 여사를 향한 공개 발언에 대해 비판이 나온다’는 물음에 “비판할 만한 일이라고 생각하나”라고 반문하며 “중요한 이슈에 대해 여당 대표가 요청해 대통령이 수용해서 변화와 쇄신을 계기로 삼는다면 민심에 맞고 국민 신뢰를 회복하는 길이 될 수 있다”고 했다.

특히 권 의원의 지적에 대해선 “권 의원 같은 분들이 탄핵 공포마케팅을 한다”고 반박했다. 한 대표는 “제대로 정치, 신뢰받는 정치를 위해 잘못된 부분을 인정하고 바로잡는 게 필요하다”며 “권 의원이야말로 탄핵에 앞장섰던 분인데 국민이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