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11일 ‘김건희 여사 공천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의 당내 경선 개입 의혹을 제기했다. 지난 2021년 서울시장 경선과 같은 해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에서 명 씨의 여론조사 조작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다. 해당 선거에서 당선됐던 오세훈 서울시장과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즉각 반박했다.

이승만대통령기념관건립추진위원회 부위원장인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8월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이승만대통령기념관 조기건립을 위한 국민관심제고 및 국회지원 방안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나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명씨의 말대로 2021년 오세훈 후보와의 서울시장 경선, 같은 해 이준석 후보와의 전당대회는 의외의 현상의 연속이었다”라고 했다.

나 의원은 먼저 서울시장 경선 당시를 언급하며 “오 후보(오 시장)과의 2차 경선은 느닷없는 여론조사 100%로 진행됐다”고 했다. 또 해당 여론조사는 역선택 방지 조항을 삽입하지 않았다는 점 등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서울시장 레이스 초반 여론조사 압도적 1위, 1차 경선에서 압도적 1위였던 내가 결국 압도적으로 패했다”고 했다.

이어 국민의힘 전당대회 경선에 대해선 “더욱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졌다”고 했다. 나 의원은 “명씨와 관련된 여론조사 기관이 7번이나 전당대회 여론조사를 했다”며 “해당 여론조사 기관이 이 후보가 나를 무려 5%나 이기는 첫 번째 여론조사 결과를 내보냈다. 그 이후 몇 번의 조사와 기사는 눈덩이처럼 이 후보의 지지율을 굴려갔다”고 주장했다. 나 의원은 “2021년 5월22일 여론조사는 응답률 3.3%였는데 단 1시간50분만에 표집됐다고 하니 의아하지 않은가”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후에 명씨가 (경선에) 개입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라고 했다.

나 의원은 또 “이번 전당대회를 앞두고도 또 무슨 일이 벌어지는 것이 아닌가 상황 점검을 해야 했다”고 했다. 앞서 명 씨는 지난 7‧23 전당대회를 앞두고 나 의원을 만났다고 주장했는데, 만남의 목적이 ‘상황 점검’ 차원이었다는 설명이다. 나 의원은 그러면서 “도대체 어떤 일이 있었는지 나도 궁금하다. 진실이 명명백백 밝혀지길 기대한다”고 했다.

나 의원의 의혹 제기에 이 의원과 오 시장은 즉각 반박했다.

이 의원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원래 선거 지고 떼쓰는 사람 많다. 그런 사람들을 통틀어 부정선거론자라 하는 것”이라며 “의혹은 제기하는 사람이 구체적으로 하는 것이다. 명씨를 만나서 한 이야기나 구체적으로 밝혀라”라고 했다. 이 의원은 또 “그래서 명씨를 믿는다는 건가. 명씨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도 시킬 수 있다는 건데 그것도 믿으시길 바란다”고 했다.

오 시장도 “우리 당은 그동안 당헌 당규에 정해진 절차에 따라 당내 경선의 룰과 여론조사방법을 결정했다”며 “지난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경선도 마찬가지다”라고 했다.

이어 “피의자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명씨의 일방적 주장을 인용해 자기 정치를 위해 편 가르기를 하고, 자중지란 하는 모습에 당혹스러움과 참담함을 느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