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국회 국정감사 첫날인 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여야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재판 지연과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불법 여론조사 의혹을 두고 부딪혔다. 여당 법사위원들은 정청래 법사위원장과 회의 진행을 두고도 충돌했다. 정 위원장은 최근 불거진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불법 여론조사 의혹’에 대해 “어마어마한 대통령 탄핵 사유에 해당할 수 있는 중대한 범죄 행위”라며 “이런 부분에 대해 법사위에서 조사할 수 있고 청문회를 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대법원(법원행정처)·사법연수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스1

법사위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대법원(법원행정처), 사법연수원 등을 대상으로 국정감사를 진행했다. 국민의힘에서는 이 대표의 재판들이 대부분 지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총 7개 사건으로 기소돼 4개 재판을 받고 있다. 최근 검찰은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와 위증교사 혐의에 대해 각각 징역 2년을 구형해 법원 선고를 앞둔 상태다.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은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이 2년 이상, 위증교사 사건은 1년 이상 진행 중인 데 대해 “거대 야당의 대표라는 이유만으로 이렇게 재판을 지연시켜도 되는지에 대해 굉장한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며 “(이 대표 측이) 시간을 끌고 나가도 재판부에서 제지하지 않으니 반복된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에선 방어에 나섰다. 전현희 민주당 의원은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는 당시 검찰청 출입 기자였던 김만배와 친분이 없다고 했는데, 개인적으로 알 만한 정황이 충분히 있음에도 (허위 사실 발언 혐의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며 이 대표가 허위 사실 발언으로 인한 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것과 비교해 공정하지 않다고 했다.

또 민주당에서는 전날(6일) 한 유튜브 방송에서 김영선 전 의원실의 회계책임자였던 강혜경씨가 한 여론조사업체 회장으로 알려진 명태균씨가 윤 대통령에게 여론조사를 제공했고, 그 대가로 김 전 의원의 재보궐 공천을 받았다고 주장한 것을 고리로 공세에 나섰다.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여론조사를 진행하면 적게는 6400만 원에서 많게는 수억대 정도의 비용이 든다. 명씨가 운영했던 미래한국연구소는 여러 차례 여론조사를 의뢰받고도 단 한 번도 돈을 받지 않았다는 게 국민의힘 회계보고에 나와 있다”며 “정치자금법상 정치자금 부정 수수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정 위원장도 “어마어마한 대통령 탄핵 사유에 해당할 수 있는 중대한 범죄 행위”라며 “이런 부분에 대해 법사위에서 조사할 수 있고 청문회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법사위에서 검사 탄핵청문회가 잇따라 실시된 것을 두고도 정 위원장과 여당 법사위원 간 설전이 벌어졌다. 조배숙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일 진행된 박상영 검사 탄핵청문회에 대해 “이 탄핵 청문회가 사실상 의도하는 바는 재판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정 위원장은 “우리가 검사 탄핵 청문회를 하는 것이 수사 방해이고 재판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한 것이라는 취지로 이해하신다면 매우 곤란하다”며 “대통령은 본인과 김건희 여사에 관련된 김건희 특검, 채상병 특검도 계속 거부권을 행사하고 있는데 이게 수사를 방해하고 재판의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자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여당 소속 법사위원들이 발언할 때 위원장이 계속 평가한다”며 “법사위원장이 상급자는 아니지 않냐”고 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