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여당 의원들은 30일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조속히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 결단을 내려달라고 촉구했다. 민주당이 내년 1월 1일 시행을 앞둔 금투세 관련, ‘보완 후 시행’과 ‘유예’를 놓고 이번 주 내 공식 입장을 정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금융시장 불안정 해소 등을 위해 조속히 ‘폐지’로 결론을 내려야 한다고 압박하는 모양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수영 간사를 비롯한 의원들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소통관에서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를 위한 성명서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여당 간사 박수영 의원을 비롯한 기재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관과 외국인이 떠나는 약세장에서 국내 증시를 떠받쳐오던 동학개미마저 떠난다면 국내 증시 폭락은 예고된 현실”이라며 “더는 지체할 시간이 없다. 금투세는 반드시 조속히 ‘폐지’돼야 한다”고 했다.

여당 의원들은 “야당의 소모적인 정치 논쟁에 시장의 혼란은 커졌고, 투자 주체들은 극심한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며 “야당 의원들의 궤변과 막말, 시간 끌기는 주식시장의 불확실성만 더 키울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당 주도로 문재인 정권에서 탄생한 금투세는 ‘개인독박과세’로 불린다. 기관과 외국인의 세 부담은 낮아진 반면, 시장에서 열악한 위치에 놓인 개인의 세 부담만 늘어나기 때문”이라며 “민주당은 금투세가 상위 1%가 내는 세금이라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거의 없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자본시장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된 말”이라고 꼬집었다.

이들은 “작년 말 기준, 5억원 이상의 주식을 보유한 상위 1% 개인투자자는 14만명으로 이들이 보유한 주식 규모만 401조원이다. 전체 시가총액 755조원의 53.1%에 달한다. 이 중 일부의 자금만 해외로 빠져나가도 그 피해는 99%의 개인이 떠안게 된다”며 “’국장(한국 증시) 탈출은 지능 순’이라는 자조 섞인 개미들의 절규를 민주당은 외면말라”고 했다.

여당 의원들은 “투자 심리가 중요한 주식시장에서 증시 하방 악재를 하나씩 줄여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금투세의 조속한 폐지야말로 정치권이 개인투자자에게 전할 수 있는 가장 빠르고 확실한 코리아 부스트업의 시그널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개인 고액투자자의 계좌 잔액이 올해 상반기에만 20조원 줄었다고 한다. 금투세 발 코리아 엑소더스(탈출)는 이미 시작됐다”며 민주당을 향해 거듭 ‘금투세 폐지’ 결단을 촉구했다.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이르면 이번 주 의원총회를 열어 금투세 시행 여부와 관련한 결론을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은 지난 24일 금투세 관련 정책 토론회를 연 이후에도 국내 증시 체질 개선을 위한 상법 개정을 우선 추진한다며 당론 결정에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당 의견수렴에 더 시간을 끌어선 안 된다는 목소리가 커진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