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9일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와 관련해 “우리나라는 지금 하면 안 된다는 정서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유예 방침에 힘을 실었다. 민주당은 이르면 이번 주 금투세 시행 여부에 대한 당론을 결정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이날 MBN ‘정운갑의 집중분석’에 출연해 “주식 투자자들이 화가 날 만한 게 부당 경쟁으로 손해를 보다 가끔 한 번 돈을 버는데, 세금까지 내라고 하니 억울하다는 정서가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사실상 유예의 뜻을 밝힌 셈이다.
스스로를 ‘평생 개미’라고 칭한 이 대표는 “공직을 그만 두면 다시 장(국내시장)으로 갈 가능성이 많다”며 “주식 시장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해치는 행위에 대해 엄정 단속하고, 주식 투자자들의 손실과 수익에 대해 공정하게 부담할 수 있도록 근본적 문제를 해결한 이후 (금투세 시행을)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다.]
정치권에선 이 대표가 다음 대선을 염두에 두고 외연 확장에 나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 대표가 수많은 개미투자자의 요구를 외면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앞서 이 대표는 전당대회 기간에 금투세 유예를 주장한 바 있으나, 대표 취임 이후엔 당내 여론을 의식한 듯 입장 표명을 자제해 왔다.
한편 이 대표는 자신과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에 대해 “검찰은 그렇게 할 일이 없냐”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 대표는 “검찰은 나를 허위사실 공표로 기소했지만, 공소장 자체가 허위사실 공표”라며 “커피 한 잔이라도 얻어 마셨으면 이 자리에 살아남아 있겠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10년 넘게 먼지 나도록 털었지만, (아무것도) 없지 않느냐”며 “법원이 잘 걸러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남발한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대통령과 여당이 동의하지 않으면 전부 거부하는 건 국회의 존재를 완전히 무시하는 행정 독재”라며 “가족 이해가 걸려 있는 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는 것은 상식”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자신을 “보수에 가까운 실용주의자이자 현실주의자”라고 규정했다. 그는 “소위 개혁적 진보적 정당이라면 분배 얘기를 많이 한다고 생각하는데, 저는 성장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며 “지속적 성장이 가능해야 일자리도 생기고, 미래도 생기고, 우리가 주장하는 기본 사회를 위한 충분한 생산력도 담보가 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