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과 정부는 27일 농업인에게 지원하는 보조금인 공익직불금을 3000억원 증대해 3조4000억원 예산 규모로 확대 운영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품목별 농업수입 감소를 보장하는 ‘수입안정보험’을 내년부터 전면 도입한다고 밝혔다. 농업인 소득을 두텁게 지원하고, 시장 왜곡 없는 정책보험 방식으로 농가 경영 위험관리 체계를 마련해 농업인의 소득과 경영 안정을 구축한다는 차원이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한국형 소득·경영 안전망 민당정 협의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한국형 소득·경영 안전망 구축 민당정 협의회’ 결과 브리핑에서 “민·당·정은 기후변화로 농산물 가격변동이 심화하고, 농업경영주체의 법인화·규모화와 함께 영세 고령농도 함께 증가하는 우리 농업의 구조 변화에 대응해 농업 경영위험을 관리하고 농업인의 소득안정을 지원하기 위한 선진국 수준의 종합대책이 필요하다는 데에 공감했다”고 밝혔다.

우선 소득안전망 확충을 위해 공익직불제를 확대하기로 했다. 김 의장은 “3000억원 정도 증액해 3조4000억원 예산 규모로 공익직불제를 확대운영할 계획”이라고 했다.

구체적으로 공익활동을 보상하는 ‘기본직불금’ 단가를 상향 조정한다. 논과 밭 간 격차를 완화하고, 농업인 소득안정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다. 쌀 외의 중요 식량작물을 재배하면 지급하는 ‘전략작물직불금’도 지원 면적을 확대하고 지급단가를 인상한다는 계획이다. 또 ‘친환경 농축산직불금’도 지급 상한을 늘리고 단가를 인상하기로 했다.

당정은 장기적으로는 농업인이 이 같은 직불 지원활동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유사한 프로그램을 통합하고 이행점검, 성과관리 방식을 체계화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와 함께 청년들의 영농정착 지원, 농지이양 은퇴직불로 청년 농업인과 은퇴 희망 고령농가의 소득안정도 지원하기로 했다. 농촌 고령화가 삼각한 만큼 농업인력의 세대 전환을 촉진하기 위해서다.

김 의장은 “농업직불 관련 예산을 향후 5조원으로 확대해 농업인 소득·경영 지원체계를 더욱 안정적으로 운영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당정은 또 품목별 ‘농업수입안정보험’을 내년부터 전면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주요 농산물 가격 하락에 따른 농가의 경영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서다. 당해수입이 일정 수준 이하로 감소하면 품목별 평년 수입의 최대 85%까지의 감소분을 보험금으로 지급하는 내용이다. 정부가 보험료의 절반(50%)을 지원한다. 수입안정보험 대상 품목을 올해 9개에서 내년 15개로 확대하고 최종적으로 30개 품목까지 단계적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현재는 재해보험으로 자연재해로 인한 수확량 감소에 대해서만 보상을 받고 있다. 농업수입안정보험이 도입되면 가격 하락에 따른 수입 감소도 보상받을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대상 품목이 과잉 생산돼 가격 하락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부작용 방지 장치도 마련했다. 보험료를 지원받는 농업인에게 의무자조금 납부와 경작신고 등 수급관리 의무를 부여한다. 또 평년 재배면적까지만 보험료를 지원하는 방안도 논의했다.

당정은 기후변화에 따른 재해위험 증가와 관련한 대응체계도 강화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실거래가를 고려해 재해복구비 지원단가를 평균 23% 인상하기로 했다. 또 그간 지원대상에서 제외되었던 농기계, 설비도 포함하기로 했다. 농작물재해보험의 대상품목과 지역을 확대하고, 자연재해성 병충해 보장도 늘린다.

아울러 선제적 수급관리로 농작물 가격안정에도 힘쓰겠다는 계획이다. 과잉 공급 상태인 쌀 등은 재배면적 신고제, 지역별 감축면적 할당을 도입해 생산량을 줄여 나갈 예정이다. 축산물은 미래 전망에 따른 별도 수급 경보체계를 신설하고, 수급 관리 조치 참여 여부에 따라 농가에 인센티브와 페널티도 부여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