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은 26일 “만에 하나 북한 (김정은) 정권에 변고가 생기면 100% 군부가 권력의 공백을 메울 것이다”라며 “이들은 대한민국에 의탁하지 않고 200% 중국과 러시아에 손을 내밀 것이고, 오히려 완벽한 영구 분단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임 전 실장은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에 이렇게 말하며 “우리가 20~30년 공을 들여 남북이 완전한 평화 공존을 제도화하고 자유롭게 왕래하면서 교류 협력이 긴밀해진 상태라면 얘기는 다를 것이다”라고 했다.
정부·여당은 물론 민주당에서도 자신이 주장한 ‘남북 두 국가론’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자, 당위성을 강조하고 나선 것이다. 임 전 실장은 “(남한과 북한은) 누가 시비걸 수 없게 (이미) 두 국가”라며 “1991년 UN에 가입하면서는 명실상부하게 두 국가 상태”라고 했다. 그는 “김정은 위원장이 말하는 ‘적대적 두 국가론’ 바탕에는 아예 따로 살자는 게 들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헌법의 ‘대한민국은 한반도 및 부속도서를 영토로 한다’는 영토 조항에 대해 “지우든지 재해석·개정하자는 입장”이라고 했다. 그는 “남한 만의 단독 선거를 하면서 북진 통일을 주장할 때 넣었던 건데, 국제법과 정면 충돌 한다”며 “통일부도 필요 없다”고 했다.
임 전 실장은 ‘두 국가론’이 헌법 정신에 위배된다고 한 민주당의 입장 발표에 대해 “통일에 대한 지향은 헌법 정신에 남기고 미래 세대에 넘겨주자는 것이 (헌법을) 전면적으로 부정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그는 “한반도 상황을 걱정하고 평화 정착을 고민하는 사람은 적어도 제 고민의 요지에는 동의하리라고 본다”며 “민주당 내에서 활발한 토론이 일어나면 좋겠다”고 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전날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임 전 실장의 ‘두 국가론’에 관해 헌법에 위배되는 측면이 있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날 이해식 당 대표 비서실장은 “임 전 의원의 메시지는 우리 당 입장과는 다르다”며 “헌법 정신에 위배되고 당의 강령에도 맞지 않고, 평화통일을 추진하던 그간 정치적 행보와도 배치돼 당론과 다르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