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문화체육관광부 제공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을 두고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는 게 명예롭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실상 퇴진을 요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유 장관은 20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정 회장이) 지금 4연임을 하려는 거다. 원래는 거기(대한축구협회)도 (회장을) 두 번만 하게 돼 있는데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에서 허락을 해 3연임을 했다”고 했다.

이어 “4연임을 하는 것도 그 과정을 다시 거쳐야 되는데, 요즘 국민 여론을 들어보면 오히려 (정 회장)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는 게 명예롭지 않나 하는 게 개인적 생각”이라고 말했다. 축구협회 회장 임기는 4년이며, 1회에 한해 연임할 수 있다. 다만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연임 횟수 제한의 예외를 인정받을 수 있다.

유 장관은 ‘홍명보 축구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 문제점이 포착됐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이미 많은 언론에 그동안 관계된 분들이 얘기한 것처럼 얼추 그런 절차 상의 문제가 있는 걸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또 “문체부는 (홍 감독 선임 과정에) 문제가 있다면 분명히 지적할 것”이라며 “축구협회가 그걸 받아들이고 감독을 새로 선임하든 아니면 다시 (정상) 절차를 밟아 홍 감독으로 유지를 하든 그건 본인들이 결정을 해야 될 일”이라고 말했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뉴스1

유 장관은 에르베 르나르 등 해외 감독 다수가 지원 의사를 전달했는데도 축구협회가 이를 무시한 채 홍 감독을 선임했다는 폭로 등과 관련해선 “조금 더 구체적으로 확인을 해야 될 것 같다”고 했다. 지난 18일 자신을 JP스포츠그룹 대표이사로 소개한 전피에트로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르나르 감독은 급여와 생활 조건을 포함한 모든 조건을 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축구협회는 이를 무시했다”며 “출국 전 이미 짜인 대본처럼 홍 감독의 선임이 결정됐다”고 밝혔다.

한편 축구협회의 홍명보 감독 선임과 관련한 의혹은 오는 24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다뤄진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지난 5일 정 회장, 홍 감독 등의 출석을 요구하는 안건을 의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