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과 영풍그룹 간 경영권 분쟁이 가열된 가운데, 20일 정치권에서도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서범수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울주군수, 울주군의원 등과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분쟁은 고려아연과 영풍·MBK파트너스만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주민들을 비롯해 지방자치단체, 소액주주, 관련 업체 관계자 및 노동자들까지 울산 지역에 미치는 영향과 파급력이 매우 큰 사안”이라고 했다.
고려아연은 고(故) 최기호·장병희 창업주가 세운 글로벌 1위 비철금속 제련 기업이다. 그간 고려아연은 최씨 일가가, 영풍그룹과 전자 계열사는 장씨 일가가 각각 경영을 맡았다. 그러나 최근 경영권 분쟁이 발생했다. 영풍그룹이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와 손잡고 고려아연 지분 확보를 위한 공개 매수를 시도하는 움직임이 나오면서다.
서 의원은 특히 MBK파트너스의 고려아연 공개매수 시도에 강한 우려를 표했다. 그는 “단기 수익을 좇는 사모펀드가 기업에 들어서면 구조조정과 일자리 감소가 수반되는 것이 다반사”라며 지역 사회에서의 고용과 신사업 투자가 축소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고려아연이 전자·전기, 반도체, 자동차, 조선 등에 아연 등 기초 원자재를 공급하고 있다는 점에서 핵심기술이 유출되고 국가기간산업이 붕괴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사모펀드가 고려아연 지분을 인수하고 중국 등 해외에 매각할 경우 국부가 유출될 수 있다는 점도 들었다. 서 의원은 “사모펀드의 목적이 기업가치 상승을 통한 차익 실현임을 감안해 볼 때 이미 한차례 국부 유출 논란을 겪었던 MBK파트너스에 대해서 중국을 비롯한 해외 매각을 특히 경계한다”고 했다.
서 의원은 “이번 갈등은 단순히 민간기업 간 경영권 분쟁이라고 하기엔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너무나도 크기 때문에 주민들과 정치권이 부득이 나설 수밖에 없다”며 “우려가 해소되지 않을 시에는 지역주민들과 정치권에서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