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의 딸 다혜씨가 자신의 SNS에 올린 글에서 “나는 내 아버지에게 칼을 겨누기 위해 즈려밟고 더럽혀져야 마땅한 말(馬)일뿐”이라고 12일 말했다. 검찰은 문 전 대통령의 전 사위 서모씨의 타이이스타젯 특혜 채용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19대 대선 후보 시절 선거 유세에서 딸 문다혜 씨와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뉴스1

다혜씨는 12일 오전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아무것도 안 하고 가만히 있으면 바보가 되는 세상이고, 가만히 있으면 그것이 기정사실로 돼버린다”며 “무엇보다 이젠 더 못 견딜 것 같아서 나를 위해서 글을 쓰기로 했다”고 했다.

다혜씨는 앞서 서씨의 의혹으로 자택 압수수색을 당한 바 있다. 그는 “‘그들’이 다녀간 지 열흘도 더 지났다. 며칠 집에 들어가질 못했고 집으로 돌아가서도 괜스레 불안했다”며 “난 그제야 범죄자도 아닌데 집을 압수수색 당한다는 것이 진정되기엔 힘들고 시간이 걸리는 일임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어 “설명할 길이 없는 꺼림칙함, 수치심이 물밀듯 밀려왔고 당황스러웠다”며 “열리고 닫히길 반복한 서랍들이 서걱거리며 소리를 내는 듯했고 눈으로 샅샅이 훑고 간, 그러나 증거물로 채택되지 않고 남겨진 것, 그 전까진 애정했던 내 것들을 마구 다 버리고만 싶었다. 채광을 위해 환하게 뒀던 창에는 두꺼운 암막 커튼을 달고 하릴없이 일어나 다시 잠자기를 반복할 뿐”이라고 했다.

다혜씨는 “‘그들’도 사람이고 나도 사람이다. 동시에 그들도 말이고 나도 말에 불과하다”며 “나는 내 아버지에게 칼을 겨누기 위해 지르밟고 더럽혀져야 마땅한 말일 뿐이고, 그들은 대통령은 물론 당 대표까지 ‘그들’ 출신으로 구성된 초유의 정국에서 뭐라도 보여주지 않으면 안 되는 고단한 말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렇다고 아무렇지 않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며 “집요하게 지난 10여년간 모든 사생활이 국민의 알 권리로 둔갑해 까발려졌다. 반복적이고 지속적인 이런 일에, 인격이 말살당하는 일에 익숙해지고 무감해지는 사람은 없다”고 덧붙였다.

다혜씨는 지난 3일에도 글을 올린 바 있다. 그는 “가족은 건드리는 거 아닌데 (아버지는 현재) 엄연히 자연인 신분인데 이쯤 가면 막 하자는 거지요”라며 “이제 더 이상은 참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경제공동체’란 말을 만들어서 성공했던 지라 다시금 추억의 용어를 소환해서 오더(?)를 준 건가”라며 “그런데 우리는 ‘경제공동체’가 아니라 ‘운명공동체’인 가족”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