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 사무처장이 김정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통일 지우기' 행보에 대해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원로들도 어떻게 통일을 내려놓을 수 있느냐는 반응을 보였다"고 4일 말했다.

태영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이 지난달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북한 그리고 통일 포럼에서 축사하고 있다. /뉴스1

태 처장은 이날 민주평통 사무처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재일 친북단체인 조총련에 몸담았던 인사들과 몇 주 전 진행한 비공개 간담회 내용을 소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김 위원장은 올해 초 대한민국을 동족이 아닌 교전 중인 적대국으로 규정하고 반(反) 통일선언을 하며 '두 국가론'을 들고 나왔다. '통일 지우기'도 이런 행보의 일환이다.

태 처장은 "얼마 전 북한에서 조총련에 (적대적 두 국가론과 관련한) 지침서를 내려보냈다"며 "그걸 본 조총련 원로들이 조총련 중앙위원회에 '어떻게 이렇게 통일을 내려놓을 수 있느냐'고 질문을 보냈다고 한다"고 했다. 이어 "평양서 아무런 설명이 내려오지 않아 이 시점에서는 이걸 그대로 받아들이라는 입장만 (조총련 원로들이) 전달받았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간담회 내용을 근거로 김 위원장이 선포한 '적대적 두 국가론'을 "아직 북한 내부에서 체계화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또 8·15 통일 독트린에 대해 북한이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것 역시 내부적으로 준비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태 처장은 또 지난해 11월 탈북한 리일규 전 쿠바 주재 북한대사관 참사 외에 아직 공개되지 않은 탈북 외교관들이 있다며 향후 외교관과 이들 가족의 탈북이 지속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외교관의 자녀가 한국으로 간다며 뛰쳐나가 부모들이 스스로 짐을 싸 평양으로 돌아간 사례도 있고 외교관인 남편이 사망한 후 (가족들이) 귀국을 거부하고 없어진 경우도 있다고 한다"고 말했다.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 출신인 태 처장은 지난 7월 차관급인 민주평통 사무처장으로 임명됐다. 탈북민이 차관급 임명직을 맡은 것은 태 처장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