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한동훈·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일 여야 대표회담에서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두고 신경전을 벌였다. 의료 공백 장기화에 대한 국회의 역할,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개편에는 공감을 표하면서도, 민주당의 탄핵 공세와 사법부 공격과 관련해선 뚜렷한 격차를 드러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가진 대표 회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가진 대표 회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이날 오후 국회 본청에서 열린 여야 대표 회담은 훈훈한 분위기 속에서 시작했다. 이 대표가 회담이 예정된 2시보다 3분쯤 먼저 도착해 한 대표를 맞이했다. 한 대표가 도착하자 양당 대표는 환하게 인사말을 나누고 나란히 서서 기념 사진을 촬영했다.

한 대표는 이날 여야 당대표 회담 모두발언에서 ‘정치개혁’을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의 검사 탄핵 추진과 오는 10월 1심 선고를 앞둔 이 대표 재판을 언급했다. 그는 “국회의 탄핵소추권 남용과 처분적 입법의 남발이 헌법질서를 위협하고 있다. 이런 악순환을 끊어내자”며 민주당이 주도한 이정섭 대전고검 검사에 대한 탄핵소추가 최근 헌법재판소에서 기각됐다고 말했다.

이 검사는 이 대표의 ‘쌍방울그룹 불법 대북 송금’ 사건 수사를 담당한 인물이다. 한 대표는 “이 대표와 민주당에 대한 수사나 기소에 관여한 검사들을 상대로 시리즈처럼 해온 민주당의 탄핵은, 곧 예정된 이 대표에 대한 판결 결과에 불복하기 위한 빌드업으로 보는 분들이 많이 계신다”고 말했다.

이어 “곧 나올 재판 결과들에 대해서 국민의힘은 설령 그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선을 넘는 발언이나 공격을 자제하겠다”며 “민주당도 ‘재판 불복’같은 것은 생각하지 않으실 거라 기대한다. 무죄를 확신하고 계시는 듯하니 더욱 그렇다”고 했다. 또 “과거 이 대표도 국회의원 면책특권 제한 필요성을 여러 번 제기하셨기 때문에, 양당 대표의 생각이 같은 지금이 면책특권 남용 제한을 추진하는 적기”라고도 했다.

◇“존중하는 척, 여야 갈등만 격화”

이에 이 대표도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이 제안했던 ‘생중계 회담’을 거절한 데 대해 “여야가 만나면 서로 존중하고 동질점을 찾는 게 아니라 차이를 드러내고 공격하고 억압하다 보니, 만나면 갈등이 격화하는 경우 많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더 존중하고 인정하고 양보하는 태도, 특히 상대에 대한 인격적 존중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존중하지 않으면서 존중하는 척하고 상대에게서 뭔가를 뺐어야 되겠다는 생각을 갖고 이야기하면 아무것도 이뤄질 수가 없다”고 했다. 앞서 민주당은 한 대표 측의 ‘생중계 회담’ 제안이 지지층에 ‘보여주기식’ 발언만을 위한 것이라며 “진정성이 없다”고 했었다.

이 대표는 “실제로 내 속을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가 필요해서 생중계 재고를 요청했는데, 한 대표가 수용해줘서 감사하다. 실질적인 논의가 이뤄질 수 있길 기대한다”고 했다. 생중계 회담을 수용하지 않은 배경에 대한 설명이었지만, ‘인격적 존중’이란 표현까지 사용하며 한 대표 발언에 대한 불만을 드러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