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감염돼 입원 치료를 받았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당무에 복귀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의대 증원 유예를 얘기했는데, 현 상황에서 의료붕괴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불가피한 대안”이라고 했다. 대통령실이 한 대표의 ‘의대 증원 유예’ 제안을 거부하고, 당정 갈등이 재점화하는 상황에서다. 당무 복귀 직후 한 대표에 힘을 싣는 방식으로 중재자 역할을 자처하고, 정국 주도권을 잡으려는 전략으로도 보인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모두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에서도 한 대표의 제안을 백안시하지 말고, 이 방안을 포함해 의료붕괴를 막기 위한 근본적 대책을 심도있게 고민해달라”며 이렇게 말했다. 앞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25일 고위 당정협의회에서 ‘2026학년도 의대 정원 확대 유예’를 제안했으나, 정부 측이 이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정부가 근본적인 대책을 세우는 게 아니라 경증 환자를 분산한다면서 응급실 본인 부담률을 90%까지 인상했다”며 “차라리 응급실 앞에 경찰을 세워두고 검문하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다”고 했다. 이어 “(의대 증원) 2000명의 근거가 무엇인가”라며 “합리적 계획을 세워 5년이 아니라 10년을 목표로 분산할 수 있지 않은가”라고 했다.

민주당은 최근 여야 대표회담 실무 협상에서도 ‘의료 공백’ 사태를 의제로 다룰 것을 제안했다고 한다. 당 안팎에선 내달 초 대표회담이 열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전날에는 이 대표 지시로 ‘의료 대란 대책특위’도 구성했다.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모두발언을 공개하고 본회담은 비공개로 진행하되 끝난 뒤 결과를 발표하는 방식으로 진행하는 데 (여야 실무진이)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