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8·18 전당대회에서 이재명 대표가 '당대표 연임'에 성공했다. 앞으로 이 대표는 한 달여 전에 새롭게 여당의 대표로 선출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정책 경쟁을 펼치게 될 전망이다. '사법리스크'로 인해 새로운 이미지가 필요한 이 대표와 당내 뿌리가 없는 한 대표의 승부수에 정치권이 주목하고 있다.
19일 민주당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 대표는 전날 대의원 14%, 권리당원 56%, 일반여론조사 30%를 합산한 결과 득표율 85.40%를 얻으며 압승했다. 경쟁자인 김두관 후보는 12.12%를 얻었다.
이 대표가 당대표 연임에 성공하며 그동안 강조해 온 '우클릭' 정책 공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전날(18일) 당대표로 선출된 직후 기자회견에서 상속세에 대해 "일괄공제액과 배우자공제액을 높이자"고 했했다. 현행 체계에서는 일괄공제 5억원, 배우자공제 5억원으로 총 10억원이 적용돼 집값이 10억원 이상이라면 상속세를 내야 한다. 이 대표는 이에 "상속세율을 건들 수는 없지만 일괄공제와 배우자공제 금액을 조정하자"고 나선 것이다.
이 대표는 전당대회 기간에도 종합부동산세(종부세)와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완화 등을 주장해 왔다. 민주당의 기존 입장과는 차이가 있다. 이 대표는 종부세에 대해 "상당한 역할을 했지만, 근본적으로 검토할 때가 됐다, "신성불가침이 아니다"라고 언급했고 금투세에 대해서도 "일시적 유예나 완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정치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민주당의 우클릭을 비롯한 정책 경쟁이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한다. 이종근 정치평론가는 "이 대표는 지금 사법리스크라는 곤경에 처해 있다. 사법리스크를 뛰어넘는 이미지화 작업이 필요하다"며 "그게 바로 정책적인 측면이다. 이 대표는 자신이 이슈를 주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 평론가는 또 이 "대표는 민주당의 뿌리 세력에 속해있지 않다. 종부세, 금투세, 상속세는 586세대의 철학"이라며 "이 대표는 그에 대해서는 별로 생각이 없는 사람"이라고 했다.
취임 한 달을 앞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도 연일 '민생 경제'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 대표는 박찬대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를 향해 "금투세 폐지 공개 토론을 하자"고 제안하는가 하면 반도체특별법을 당론 법안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취약계층 폭염 지원책 등 '한동훈표' 민생 정책을 내놓기도 했다. 정쟁보다는 민생 정책에 집중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 평론가는 "이 대표와 한 대표 모두 같은 입장이다. 한 대표도 당내 주류는 아니기 때문"이라며 "차기 대선에 나가기 위해서는 이슈를 주도하는 방법 밖에 없다"고 했다.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 소장은 "한 대표가 대표 취임 후 가장 먼저 한 것은 민주당에 '금투세 공개토론'을 제안한 것"이라며 "이외에도 취임 이후 에너지 취약계층에 전기요금 지원, 반도체 특별법 당론 추진 등을 제안했다. 이러한 '정책 공세'는 바람직한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얼마나 지속될지, 얼마나 이슈화할지는 더 지켜볼 문제"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이 대표의 주장이 기존 민주당 내 입장과는 다른 만큼 입법이 곧바로 되긴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금투세 시행은 예정대로 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온 바 있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초빙교수는 "종부세와 금투세 완화 등은 이 대표가 광범위한 지지율을 중도로부터 받기 위한 행보"라며 "당내 의견을 수렴해, 당론 채택의 과정을 거쳐 입법까지 가기에는 아직 멀어 보인다. 당 내부에서 상당한 반발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