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실미도 사건’에 대해 국방부 장관이 53년 만에 처음으로 사과한다. 군 당국은 당시 사형에 처해진 뒤 암매장된 실미도 부대원들의 유해 발굴도 추진하기로 했다.
4일 국방부에 따르면, 오는 9∼10월로 예정된 실미도 부대원 4명의 유해 발굴 개토제에서 국방부 군인권개선추진단장이 신원식 장관의 사과문을 대독할 예정이다.
개토제는 묘지 조성을 위해 땅을 처음 팔 때 지내는 제사를 뜻한다. 실미도 사건 뒤 사형되고 암매장된 부대원 4명의 시신을 찾기 위해 암매장 장소로 추정되는 경기 고양시 서울시립승화원 벽제리 묘지에서 진행한다.
실미도 부대는 1968년 4월 중앙정보부와 공군이 북한 침투를 목표로 창설한 부대다. 같은 해 1월 김신조 등 북한 무장공비가 서울에 침투하자 이에 대응하기 위한 목적으로 창설했다.
실미도 부대가 만들어지고 3년 뒤인 1971년 8월, 부대원 24명은 가혹한 훈련과 부당한 대우에 시달리다 기간병 18명을 살해하고 탈출했다. 이들은 버스를 탈취해 청와대로 향하다 군경과의 총격전 끝에 수류탄을 터뜨려 자폭했다. 그 과정에서 20명이 사망하고 4명은 살아남았지만 생존자들도 사형을 당했다. 공군은 사형 집행을 유가족 등에게 알리지 않았으며, 시신마저 가족에게 인도하지 않고 암매장했다.
2022년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는 시신 매장지 조사 및 유해 발굴과 피해자에 대한 사과를 권고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