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정책위의장 교체를 두고 다음 주 초까지 장고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한 대표는 1일 '한동훈 체제' 당직 인선의 최대 관심사로 떠오른 정책위의장 인선에 대해 "차분히 진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정점식 정책위의장으로부터 연락이 왔나'라는 질의에 "인사는 제가 우리 당의 변화와 민심을 받들어서 차분히 잘 진행하겠다"고 했다.
정책위의장은 당 정책위원회의를 주재하고 당 정책에 관한 협의‧조정, 당정협의 업무를 총괄‧조정하는 권한을 갖고 있다. 즉, 여당의 정책을 총괄하는 자리로, '유능한 민심 정당'을 강조한 한 대표로선 긴밀한 소통이 되는 인사가 절실한 당직으로 꼽혔다. 정 정책위의장은 '친윤(친윤석열)계' 인사로 분류된다.
한 대표도 정 정책위의장 유임 대신 교체로 가닥을 잡았다. 앞서 한 대표는 전날 서범수 사무총장의 입을 빌려 당대표가 임면권을 가진 당직자를 대상으로 일괄 사퇴를 공개 요구했다. 사실상 정 정책위의장을 향해 공개적으로 거취 표명을 요구한 것으로 해석됐다. 이에 따라 여권 일각에선 한 대표가 정 정책위의장 거취 문제를 일단락짓고 이르면 이날 신임 정책위의장 내정 발표가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정책위의장 '해임' 대신 정 정책위의장에게 자진 사퇴 모양새로 예우하며 시간을 더 주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친한계 한 인사는 "(정책위의장 교체는)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 면직까지 가지 않도록 그런 의지를 계속 전달해서 절충점을 찾아야 할 것"이라며 "이번 주까지 계속 노력할 것 같다"고 했다.
국민의힘 당헌에 따르면 '정책위의장은 당 대표가 원내대표와의 협의를 거쳐 의원총회의 추인을 받아 임명한다. 의원총회는 재적의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의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한다'고 명시하고 있어 정책위의장 교체 관련 의총 추인을 위한 설득 작업이 더 필요하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날 회의 공개발언에서도, 비공개회의에서도 정 정책위의장 인선 관련 언급은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최수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비공개회의에서 정책위의장 관련 얘기가 있었나'라는 질의에 "전혀 없었다"라고 했다.
정 정책위의장 거취를 두고 당대표의 공개적인 자진 사퇴 압박이 나오면서 이날 회의장에서는 냉랭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통상 당 지도부는 공개회의 30여 분 전 모여 현안에 대해 의견을 공유하는데, 한 대표를 비롯해 정 정책위의장 등은 회의 시간 직전에 회의장에 모습을 보였다. 정 정책위의장은 자신의 공개 발언 차례에서 "저는 발언하지 않겠다"라고도 했다.
정 정책위의장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임기에 관해 여전히 똑같은 생각인가' '결단이 임박한 것으로 이해하면 되나' 등의 질의에 묵묵부답한 채 자리를 떴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는 홍영림 여의도연구원장, 서지영 전략기획부총장, 김수민 홍보본부장 등은 불참했다. 한 대표 측의 '당직자 일괄 사퇴 요구'에 따라 자진 사퇴 의사를 밝힌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