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김두관, 이재명, 김지수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30일 오후 서울 마포구 JTBC에서 TV토론회 시작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이재명 후보와 김두관 후보가 30일 JTBC 주관 방송토론회에서 이른바 ‘일극체제’ 논란과 종합부동산세 완화 문제를 놓고 공방을 이어갔다.

이날 김 후보는 ‘민주당은 일극 체제다?’라는 O,X 질문에 ‘O’를 들고는 “최고위원 후보 8명이 경선을 하는데 듣기 민망스러운 ‘이재명 엄호’ 발언이 많이 나온다”며 “비틀어 보면 이재명 중심의 일극화가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고위원 경선 과정에서 이뤄지는 후보들의 이른바 ‘명심’(이재명의 뜻) 마케팅이 벌어지며 전대가 과열되는 듯한 양상을 두고 불편함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최고위원 경선에 나선 이언주 후보의 경우 경쟁자인 김민석·한준호 후보의 상승세를 두고 지난 27일 유튜브 방송에서 “누군가의 오더로 조직표가 움직인 것 같다”며 ‘밀어주기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다 지지자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사흘 만에 “경솔한 말들을 했던 것 같다”며 사과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중립’ 입장을 밝히면서 “‘일극’이라는 말은 맞을 수 있지만 ‘체제’라는 말은 틀린 것일 수 있다”며 “체제가 아닌, 다양한 국민과 민주당원의 선택”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상황은 제가 선택한 게 아니다. 시스템으로 인해 생긴 일이 아니라는 점에서 (체제라는 말은) 틀렸다”고 했다.

김 후보는 ‘강성팬덤은 다양성을 해치는가’라는 질문에 ‘0′를 들고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같은 팬덤은 환영하는데 이재명 후보를 지지하는 개혁의딸(개딸)은 당내 정치에 지나치게 관여하는 것 같아 문제가 많다”고 비판했다. 이어 “많은 정치인이 걱정하고 있고 정치 문화에도 도움이 안 된다. 그렇게 하지 않아야 중도층을 견인하고 선거에 승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이번에도 ‘O’나 ‘X’로 답하지 않고 “질문 자체에 오해 소지가 있다”며 “열성당원 일부가 과격한 행동과 과도한 주장을 한다면 문제겠지만 이들의 열정적 활동을 문제 삼기는 어렵다”고 주장했다.

두 후보의 신경전은 종부세 완화 문제로도 옮겨붙었다. 김 후보는 주도권 토론에서 이 후보를 향해 “만약 내가 이 후보처럼 종부세 완화, 금투세 유예를 주장했다면 수박(강성 당원들이 비명계에 사용하는 멸칭)으로 몰렸을 것”이라고 했다.

이 후보는 “조세정책은 국가가 개인에게 부담시키는 것이라 미안하다는 자세로 접근해야 한다”며 “세금이 개인 제재 수단으로 가면 저항이 격화된다. 여기에 교조적으로 매달려서 국민에게 고통을 줘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종부세 자체를 폐지하자는 게 아니다”라며 “평생 벌어 산 한 채의 집에 실제 거주하는, 1가구 1주택에 대해 저항을 감수하면서까지 그렇게 할 필요가 있겠느냐”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