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신임 당대표는 23일 “함께 경쟁한 모든 분들과 함께 가겠다. 각별한 정성을 기울이겠다”고 했다. 전당대회 과정에서 후보들 간 극한 비방·폭로전을 반복하며 ‘분당 대회’라는 평가를 받아왔으나, 당대표 당선을 계기로 ‘내부 통합’에 힘쓰겠다는 뜻이다. 또 “민심과 국민의 눈높이에 반응하자”면서 미래 변화를 예고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신임 당대표가 23일 오후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4차 전당대회에서 당기를 흔들고 있다. /뉴스1

한 대표는 이날 오후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4차 전당대회에서 62.8%(32만702표)로 과반을 득표해 1차에서 당선됐다. 그는 개표결과 발표 직후 수락연설에서 “2007년 대선후보 경선에 패하셨던 박근혜 전 대통령은 ‘경선 과정에서 있었던 모든 것을 잊자. 하루아침에 잊을 수 없다면 몇날 며칠이 걸려서라도 잊자’고 하셨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어 “그 한마디가 치열했던 경선과정에 균열을 메우고 상처를 봉합하는 한마디가 됐고, 보수정권이 집권하는 밑거름이 됐다”며 “저도 단순히 시간의 흐름에만 맡겨두지 않고, 함께 경쟁한 모든 분들과 함께 가겠다”고 했다. 그는 “이번 전대에서 우리 모두 치열하게 토론하고 경쟁하면서 때로는 과열되고, 갈등도 있었다”며 “이 모든 과정에서 국민을 화나게 해드려 송구하다”고 했다.

한 대표는 향후 당 운영 과제로 ▲민심의 눈높이에 반응하고 ▲유능한 정당으로 변모하며 ▲외연을 확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아직 국민 마음에 덜 반응하고 국민 눈높이에 맞는 정치를 못 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건강하고 생산적인 당정관계, 생산적인 토론을 통해 민심을 파악하고 놓치지 말자”고 했다.

정책 과제도 언급했다. 한 대표는 “대한민국 성장을 이끌 수 있는 방향을 우리가 제시하겠다”며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 등 시급한 민생 정치를 시행하겠다”고 했다. 또 ‘중도 확장’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수도권, 청년으로 당 외연을 확장하는 길을 가야한다”고 말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신임 당대표가 23일 오후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4차 전당대회에서 당대표 확정 후 원희룡 후보와 포옹하고 있다. /뉴스1

◇김건희 문자·댓글팀·공소취소 청탁… 野는 고발 시동

‘수평적 당정 관계’를 내걸고 출범한 한동훈 체제의 제 1과제는 ‘당내 통합’이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김건희 여사 문자 무시’ 논란을 비롯해 ‘사천(私薦)’ ‘댓글팀’ ‘김경율 금융감독원장 추천’ 논란 등이 잇따라 나왔다. 경선 막판에는 나 후보의 ‘패스트트랙 공소 취소 청탁’ 폭로로 극심한 내홍을 겪었다. 특히 원희룡 후보는 한 후보의 댓글팀 의혹을 제기하며 “중대 범죄 행위” “실제라면 실형”이라고도 했다. 내부 갈등 봉합과는 별개로, 더불어민주당은 해당 의혹들을 현행법 위반으로 고발하겠다며 법적 조치를 검토 중이다.

다음은 한동훈 국민의힘 신임 당대표 연설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사랑하는 당원동지 여러분, 국민의 힘 당대표 한동훈입니다.

오늘 우리는 미래로 갑니다. 변화를 시작합니다. 선택해 주신 그 마음을 잘 받들겠습니다.

제가 잘하겠습니다.

끝까지 함께 해 주신 윤상현, 원희룡, 나경원 후보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세 분 모두 우리 당의 소중한 큰 정치인이고 자산이십니다.

최고 위원으로 선출되신 김민전, 김재원, 장동혁, 인요한 축하드립니다. 함께 경쟁했던 후보들 감사드립니다. 당을 위해서 제안하셨던 귀한 말씀 잘 듣겠습니다. 청년최고 위원에 선출되신 진종오 후보님 감사드립니다. 그 외 후보들께도 감사드립니다.

신선한 활기를 불어넣어 주셨습니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우리모두는 치열하게 토론하고 경쟁했습니다. 때로는 과열되기도 했고, 때로는 갈등도 있었죠. 이 모든 과정에서 당원동지들 여러분께서 국민께서 마음 아파하고 화나고 걱정하고 힘든 한 달 보냈던 것을 알고 있습니다. 제가 송구스럽고 죄송합니다.

그러나 저는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국민의힘은 이견을 존중하고, 차이를 인정하는 성숙한 자유민주주의정당입니다. 우리는 갈등과 대립을 치열한 토론설득으로 민주적 방식으로 극복할 수 있는 능력이 있고, 전통이 있습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2007년에 대선 후보 경선에서 패하셨던 박근혜 전 대통령께 경선 과정에 모든 일을 잊자 하루아침에 잊을 수 없다면 며칠 걸려서 잊자고 말씀하셨습니다.

한 마디가 치열했던 경선 과정의 균열을 메우고 상처를 봉합하는 한 마디가 됐습니다. 보수정권이 연속으로 집권했습니다. 저도 단순히 시간 흐름에만 맡기지 않겠습니다. 모든 분들과 함께 가겠습니다. 각별한 정성을 기울이겠습니다.

당원동지와 국민 여러분들은 오늘 국민의 힘에 변화를 선택하셨습니다. 오늘 우리 국민의 힘에 새로운 변화를 이끌 강한 힘이 모였습니다. 당원 동지들과 국민 여러분께서 선택하고 명령한 변화는 무엇입니까?

첫째, 민심과 국민의 눈높이에 반응하는 것입니다. 둘째, 미래를 위해 더 유능해지라는 것입니다. 세 번째, 외연 확장입니다.

한 달 동안 뜨거운 여정을 통해서 국민들께서 해 주신 얘기입니다. 국민의 마음과 국민의 눈높이에 더 반응합시다. 민심 이기는 정치 없습니다. 민심과 싸우면 안 되고 한 편이 되어야 합니다.

지금 거대야당이 역사상 유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폭주하지만 민심이 폭주를 일방적으로 제지하고 있지 않습니다. 우리가 아직 국민의 마음에 덜 반응하고 눈높이에 맞는 정치를 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조금만 국민의 마음에 반응하고 국민의 눈높이에 맞게 변화하려는 모습 보여드립시다! 건강하고 생산적인 당정 관계와 합리적인 토론을 통해서 민심을 정확히 파악하고, 그때그때 때를 놓치지 말고 반응합시다.

그래서 민심의 파도에 올라탑시다.

정말 많은 국민들께서 우리가 그렇게 하기만 하면 우리를 더 많이 지지해 주실 마음의 준비를 이미 하고 계십니다. 제가 앞장서겠습니다!

미래를 위해서 더 유능해집시다. 유능함을 국민들께 성실히 설명하고 동의를 구하고 공감을 얻읍시다. 여러분, 사실 국민들과 당원동지 여러분들이 함께 세운 윤석열 정부는 이미 유능합니다. 그 점에 있어서 우리는 자부심을 가져도 됩니다.

우리는 무너진 한·미가치동맹을 복원하고 발전시켰습니다. 무너져버린 원전산업을 재건해서 수십조원 체코건설을 수주했습니다. 무너져 버린 불법에 대한 대응 원칙을 화물연대 불법적 파업에 대해 단호히 대처함으로써 세웠습니다.

무너진 경제범죄에 대한 대응을 강화해서 서민들의 금융 범죄로부터 보호했습니다. 이 성과들 한 가지 만으로도 윤석열 정부 역사에 기억될 것입니다.

그러나 국민들께서 대단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우리들에 대해서 더 마음 주지 않는 이유는 우리가 덜 경청하고, 덜 설명하고, 덜 설득했기 때문입니다. 제가 앞장서서 우리 최고 위원들과 함께 경청하고, 설명하고, 설득하겠습니다. 그래서 국민의 사랑 받겠습니다!

여러분, 국민의 사랑 정말 받고 싶지 않습니까? 저는 정말 그러고 싶습니다. 저는 국민들뿐만 아니라 당내 이견 있을 때 항상 당원들께 동료께 설명드리고 경청하고 설득하겠습니다.

저는 저를 지지하지 않았던 분들의 마음도 챙기겠습니다.

그런 경청과 설득을 바탕으로 대한민국의 미래이슈를 우리가 주도하겠습니다. AI, 반도체, 원전, 에너지, 방산산업등 대한민국의 우상향 성장을 이끌 수 있는 과제들을 우리가 제시하고 이끌겠습니다. 금융투자 소득세폐지 등 민생시급정책을 최우선으로 실현하겠습니다.

성장의 기회나 활로를 찾지 못하는 청년 세대들에게 활로를 뚫어드리는 방법을 여러분들과 함께 해내겠습니다. 제가 출마할 때 말씀드렸던 풀뿌리 재건입니다.

유연한 운영을 통한 저변확대, 특검폐지를 통한 과감한 정치개혁을 실천하겠습니다.

그건 결국 우리 국민의 힘이 중도와 수도권 청년으로 확장하는 길이 될 것입니다. 과거에는 우리와 상대의 확고한 지지층의 비율이 3:2였다면, 지금은 2:3이다. 이것은 당장 바꿀 수 없는 현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외연을 확정해야 하고 그래야 이길 수 있고 상대는 현상을 유지해도 이길 수 있습니다. 상대가 상식적인 국민들이라면 혀를 차지만 1인 지배체제를 밀어붙이는 이유도 민주당이 뒷배처럼 믿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대선 당시 국민의 힘을 선택해 주신 분들은 하나의 균질한 지지층이 아니었습니다. 정권교체를 위해서 뭉쳤던 다양한 생각과 철학을 가진 유권자의 연합. 단시일에 복원하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사랑하는 당원동지 여러분!

저는 가장 최근 가장 절실할 때 가까운 곳에서 국민의 힘을 지켜봤습니다. 100일 동안 도약과 추락의 시간을 동시에 겪어봤습니다. 우리는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세력에 대해서는 단호히 대항해서 이기는 정치를 하겠습니다!

몸을 사린다는 소리 웰빙 정당이라는 소리 나오지 않게 하겠습니다. 국민의힘은 정치인이 웰빙 안 하고 지지자들과 당원들이 웰빙하는 정치하겠습니다.

저는 저를 선택하신 당원동지들이 후회하지 않을 정치, 저를 선택하지 않으신 당원동지들도 존중하는 정치, 더 나아가 국민의 힘을 지지하지 않는 분들도 고개를 끄덕이는 정치를 하고자 합니다.

폭풍이 지나가길 기다리는 건 옳지 않습니다. 두려워하며 바라보는 건 더욱 옳지 않다. 제가 당대표로 있는 한 폭풍앞에 여러분을 앞세우지 않겠습니다. 새로선출된 지도부와 함께 스스로 폭풍이 되어 여러분을 이끌겠습니다.

오늘 우리는 폭풍을 뚫고 미래로 갑니다.

미래로 가는 첫날은 당원동지 여러분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행복합니다. 우리가 바라는 변화의 시작 함께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