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신임 당대표에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선출됐다. 최고위원과 청년최고위원에도 친한(親한동훈)계 장동혁·진종오 후보 등이 당선됐다. 지난해 12월 비대위원장으로 입당해 22대 총선을 지휘하고, 패배 직후 비대위원장직에서 물러난 뒤 103일 만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23일 오후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4차 전당대회에 입장하며 당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뉴스1

23일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한 대표는 이날 당원 투표(80%)와 일반 국민 여론조사(20%)를 반영한 모바일 투표와 ARS 투표를 합산한 결과 32만702표(득표율 62.84%)를 얻었다. 과반을 득표해 결선투표 없이 1차에서 당선됐다. 경쟁자인 원희룡 후보는 9만6177표(18.85%), 나경원 후보는 7만4419표(14.58%), 윤상현 후보는 1만9051표(3.73%)를 얻었다.

최고위원 선거에서는 장동혁·김재원·인요한·김민전 후보 순으로 득표해 당선됐다. 청년최고위원(45세 미만)에는 친한계인 진종오 후보가 48.34%를 득표해 선출됐다.

한동훈 국민의힘 신임 당대표가 23일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제4차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선출 직후 나경원 후보와 포옹하고 있다. /뉴스1

한 대표는 ‘특수통 검사’ 출신으로 윤석열 정부 초대 법무부 장관을 지내며 대중적 인지도를 끌어올렸다. 이후 작년 12월 26일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전격 영입돼 4·10 총선을 진두지휘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에 참패했고 그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친윤(親尹)을 중심으로 참패 책임론을 언급하며 한 대표 당권 도전에 문제제기를 하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결국 이날 압도적 득표율로 새 시대가 왔음을 입증했다. 정치권의 한 인사는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증거 아니겠냐”고 했다.

한 대표가 직면한 과제로는 당내 통합과 당정 협력이 꼽힌다. 특히 이번 전당대회에서 후보자 간 극심한 비방전이 반복됐다. 또 선거 막판 한 대표가 나 후보의 ‘패스트트랙 공소 취소 청탁’을 폭로하면서 당 혼란이 가중된데 대해서도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 아울러 거대야당의 입법독주에 대응하는 것도 한 대표가 해야 할 일이다. 당장 오는 26일 윤 대통령에 대한 민주당의 탄핵 청문회가 열린다.

한 대표는 이날 수락연설에서 “정권교체를 위해 뭉쳤던 다양한 생각과 철학을 가진 유권자 연합을 단시일 내에 복원하겠다”며 “외연을 확장해야 (민주당을) 이길 수 있다”고 밝혔다. 국민 눈높이에 맞게 당을 변화시켜 외연 확장을 이끌어 내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전당대회 과정에서 불거진 당내 혼란과 갈등에 대해서는 “송구스럽고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2007년 대선후보 경선 패배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이 한 발언을 인용하면서 “함께 경쟁했던 모든 분들과 함께 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