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신임 국민의힘 대표가 23일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비공개 검찰 소환조사 논란과 채상병 특검법 등 민감한 현안에 대해 거침없는 답변을 쏟아냈다.

한 대표는 이날 오후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압도적인(62.83%) 득표율로 당선된 후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은 약 12분간 짧게 진행됐다.

한동훈 국민의힘 신임 당대표가 23일 오후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4차 전당대회에서 수락 연설을 하고 있다. 한 대표는 당선 직후 기자들과 가진 기자회견에서 김건희 여사의 최근 '비공개 검찰 조사' 논란과 채상병 특검법 대응 등 현안에 대해 답했다. /뉴스1

한 후보는 최근 김 여사의 검찰 비공개 소환조사와 검찰총장 패싱 논란에 대한 질문을 받고 “그동안에 조사가 미뤄지던 것을 영부인이 결단해 직접 대면 조사가 이뤄졌다. 검찰은 공정하고 신속하게 결론을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검찰이 수사 방식을 정하는 데 있어서 더 국민의 눈높이를 고려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20일 대통령 경호처 관리 시설에서 김 여사를 비공개로 소환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명품가방 수수 의혹 등을 조사했다. 그런데 이원석 검찰총장이 해당 조사를 사후 보고 받았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패싱 논란’이 일었다.

전당대회 기간 이른바 ‘김 여사 문자 읽고 씹기’ 논란으로 대통령실과의 갈등의 골이 깊어진 상황이지만, 더불어민주당의 ‘영부인 특혜 조사’ 비판에는 선을 그은 것으로 풀이된다.

당대표 출마 선언 때부터 약속했던 ‘제3차 추천 방식’의 해병대원 특검법 중재안에 대해선 추진 의지를 재확인했다. 한 대표는 “(해병대원 특검법 등) 우리 당이 당면한 문제들에 대해 하나하나 순리대로 풀어나갈 거란 말씀을 드린다”고 답했다.

‘채상병 특검법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원내 반대에 부딪히더라도 강행하겠나. 어떻게 설득할 건가’라는 질의에 “제가 제3자가 추천하는 특검법을 냄으로써 여러 가지 돌파구가 이미 생겼다고 생각한다. 그 이후 상황이 여러 가지로 변했고, 이재명 전 대표는 제3자 특검법을 정면 거부한 상황이다. 당내 민주적인 절차를 통해 토론하겠다”고 했다.

민주당이 주도하는 ‘한동훈 특검법’에 대해선 “그런 억지·협박으로 저와 우리 국민의힘이 새로운 변화를 향해 나아가는 것을 방해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대표는 “특검은 국민적 의혹이 있어서 하는 것이다. 그냥 저를 어떻게든 해코지하겠다는 목적 말고는 그 내용이 뭔지 모른다”며 “특검 수사를 할 만한 대상 자체가 있나”라고 반문했다.

최대 당면 과제인 당정 갈등 봉합에 대해선 ‘소통 강화’ 의지를 보였다. 한 대표는 ‘윤 대통령을 예방할 계획이 있나’라는 물음에 “당연히 찾아가 봬야 할 것”이라고 즉답했다. 그는 “아직 일정을 구체적으로 잡지 않은 상태지만, 당연히 당정 관계를 생산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 대통령을 찾아뵙고 자주 소통할 예정”이라고 했다. 한 대표는 4·10 총선 참패 이후 윤 대통령과 별도의 자리를 갖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 화합’도 질의응답 과정에서 여러 차례 강조했다. 친윤계의 당직 기용 가능성에 대해 한 대표는 “우리 당에는 앞으로 ‘친한’이니 ‘친 누구’니 하는 정치 계파는 없을 것”이라며 “당이 이 위기를 극복하고 승리의 기반을 만들기 위해서 많은 유능한 분들, 경륜 있는 분들과 함께할 것”이라고 했다.

최고위원에 김재원 전 의원, 인요한 의원 등 친윤계 인사 2명이 입성하면서 지도부 내 갈등 우려가 있다는 질의에는 선을 그었다. 그는 “우리의 목표는 같다. 이 정부를 성공시켜서 정권을 재창출하는 것이다. 목표가 같은 사람들 사이의 이견을 갈등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제가 생각하는 게 정답은 아니다. 열어놓고 유연성 있게 설득하고 경청하고 설득당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