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전국당원대회 첫날인 20일 인천 권리당원 투표에서 93.77%를 얻었다. 인천은 이 후보 지역구(계양을)가 있는 곳으로, 강성 팬덤의 영향력이 막강한 지역으로도 꼽힌다. 당 안팎에서 ‘이재명 일극체제’라는 비판이 제기됐지만, 순회경선 첫날부터 압도적 표를 획득한 것이다.
민주당에 따르면, 이날 인천 남동구 남동체육관에서 열린 전당대회 인천지역 순회경선에서 이 후보는 전체 권리당원 투표자 1만6013명 가운데 1만5016명(93.77%)으로부터 표를 얻었다. 앞서 첫 번째 순회경선 지역이었던 제주에서도 4842표(82.50%)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두 지역의 득표율을 합산하면 90.75%로, 지난 2022년 전당대회 당시 이 후보 득표율(77.77%)보다 13%p(포인트) 높다.
경쟁자인 김두관 후보는 제주와 인천에서 각각 15.01%, 5.38%를 얻는 데 그쳤다. 제주에서는 두 자릿수로 의미있는 성적을 받았지만, 이 후보 ‘텃밭’인 인천에선 한 자릿수에 머물렀다. 김 후보는 재선 의원 출신으로, 지난 4.10 총선에서 경남 양산을에 재도전했으나 국민의힘 후보였던 김태호 의원에 밀려 낙선했다. 김지수 후보는 제주(2.49%)와 인천(0.85%)에서 총 1.29%를 기록했다.
◇‘목함지뢰’ 희화한 정봉주, 최고위원 1위
최고위원 선거에서는 유일한 원외 인사인 정봉주 후보가 제주(19.06%)와 인천(23.05%)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다. 정 후보는 지난 총선 때 ‘막말 전력’이 알려져 공천 취소를 당했던 인물이다. 그러나 이 후보 강성 팬덤을 중심으로 “이번에는 꼭 정봉주를 살려줘야 한다” “억울함을 풀어주자”는 여론이 강했고, 경선 첫 날부터 강력한 지지세를 보였다.
앞서 정 후보는 2017년 유튜브 방송에서 평창동계올림픽 북한 스키장 활용 방안을 거론하며 “DMZ(비무장지대)에 멋진 것 있다. 발목지뢰 하하하. DMZ 들어가서 경품을 내는 거다. 발목 지뢰 밟는 사람들한테 목발 하나씩 주는…”이라고 했다. 2015년 우리 군 장병 2명이 DMZ 수색 작전 중 북한이 매설한 목함지뢰에 다리를 잃었는데, 이 사건을 희화한 것이어서 논란이 됐었다.
정 후보에 이어 ‘정신나간’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김병주 후보(15.57%)가 2위에 올랐다. 그는 제주(13.08%)에서는 3위였지만 인천에서 16.48%를 얻어 1위와 격차를 좁혔다. 김 후보는 지난 2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한덕수 국무총리에 질의를 하던 중 “정신나간 국민의힘 의원들이 논평에서 한·미·일 동맹이라고 표현했다. 어떻게 일본과 ‘동맹’이라는 말을 쓰나”라고 했다. 여당의 항의가 빗발쳤고, 결국 대정부질문은 파행했다. 반면 이를 계기로 민주당 지지층으로부터 큰 지지와 호평을 받았다.
두 후보 외에 전현희(13.75%)·김민석(12.47%)·이언주(12.44%) 후보가 당선권에 들었다. 이어 한준호(10.62%)·강선우(6.65%)·민형배(6.51%) 후보 순이었다. 한편 이날 제주시당위원장에는 현역 의원인 김한규 후보가 당선됐다. 반면 인천시당위원장 선거에서는 원외 인사인 고남석 전 연수구청장이 현역의원인 맹성규 후보를 제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