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16일 종합부동산세(종부세) 등 세제 개편을 논의하자는 국민의힘 제안에 대해 “세수결손 대책부터 내놓으라”고 했다. 최근 이재명 전 대표가 종부세 완화와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유예 등 ‘세 부담 완화’ 입장을 밝힌 뒤, 당 정책위원회와 원내지도부 간 혼선을 빚는 상황에서 나온 말이다. 민주당 내부에선 차기 대선 때 중도층 공략책으로 정책적 외연을 넓혀야 한다는 측과 ‘조세 형평성’이라는 진보진영 가치를 지켜야 한다는 입장이 충돌하고 있다.
윤종군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원내대책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세수결손을 해결할 대책을 마련하는 게 정부·여당이 우선해야 할 일”이라며 “그런 것이 없는 상황에서 종부세나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를 얘기하자는 것은 국회 파행에 대한 책임회피밖에 안 된다”고 했다.
윤 대변인은 “윤석열 정부는 너무 많은 부자감세로 세수결손을 많이 냈다”면서 “몇조 정도의 수준이면 모르겠지만, 수십조 얘기가 나온다. 어마어마한 규모의 세수결손에 대해 정부와 여당의 책임 있는 대책이 선행돼야 한다”고 했다. 또 “(세재 개편은) 민주당 내부에서 논의할 문제가 아니고, 여야 논의에 들어가기 위해 국민의힘이 해야 할 것은 해야 한다”고 했다.
특히 이 전 대표가 제안한 세제 개편에 대해선 당 지도부 회의 등 공식 석상에선 논의하지 않았다고 했다. 윤 대변인은 그러면서 “(이 후보의 발언은) 당내에서 계속 검토해나가야 할 문제”라고만 했다.
앞서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같은 날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을 향해 종부세와 금투세 등 세제 개편 논의에 신속하게 착수하자고 제안했다. 정점식 정책위의장도 이 전 대표를 겨냥해 “종부세 개편 추진에 진정성이 있다면 당론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혀달라”고 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10일 당대표 출마 기자회견에서 “종부세에 대한 근본적 검토가 필요하다”, “금투세 시행 시기를 고민해야 한다”며 기존 민주당 입장과는 다른 의견을 피력해서다. 다만 같은 당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공식 논의를 한 바 없다”며 “원래대로 (시행)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