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가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의 ‘문자 무시 논란’과 관련해 “사건 당사자인 김건희 여사에게 직접 들었다”며 한 후보의 해명이 맞는다고 했다. 친윤계는 김 여사가 사과 의사를 전달했는데도 한 후보가 무시해 사과를 못하게 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한 후보 측은 “실제 사과하겠단 취지가 아니었다”는 입장이다. 이런 상황에서 진 교수가 김 여사와 직접 통화했다며 친윤계를 겨냥한 것이다.
진 교수는 10일 페이스북에 “‘내가 직접 확인했다’고 하니 원희룡, 이철규에 이어 댓글 부대들이 문자를 흘린 게 한동훈 측이라고 거짓말을 퍼뜨리고 다니나 보다”며 “‘직접 확인했다’고 한 것은 사건 당사자인 김건희 여사에게 직접 들었다는 말”이라고 했다.
진 교수에 따르면, 지난 총선 직후 진 교수는 김 여사로부터 조언을 구하는 전화를 받았다. 진 교수는 김 여사와 57분 간 통화를 했다며 “지금 친윤이 주장하는 내용은 당시 내가 여사께 직접 들은 것과는 180도 다르다”고 했다.
김 여사는 통화에서 “1월에 사과를 말린 사람들이 나를 이용해 이익만 추구하려고 한다”고 토로했다고 한다. 당시 친윤계 의원 다수는 김 여사가 ‘명품가방 수수’에 대해 사과를 하면 안된다는 입장이었다. 사과를 하면 야권에 공격 빌미를 준다는 것이었다.
진 교수는 또 김 여사가 통화에서 ▲대국민 사과를 못한 것은 전적으로 내(김 여사) 책임이다 ▲사과할 의향이 있었지만, 주변에서 ‘한번 사과를 하면 앞으로 계속 사과해야 하고, 그러다 보면 결국 정권이 위험해질 수 있다’며 극구 만류해 사과를 못했다 ▲내가 믿는 주변 사람 중 사적인 이익만 챙기는 이가 있다는 걸 안다 ▲나 때문에 총선을 망친 것 같아 모든 사람에게 미안하다 ▲한동훈 (당시) 위원장이 화가 많이 났을 것 같아 한 위원장과 대통령을 화해시켜 드리고 싶으니 도와달라 ▲앞으로 이런 일이 있으면 바로 전화를 드리겠고,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언제라도 전화 달라고 말했다.
진 교수는 “김 여사가 당시만 해도 대국민 사과를 거부한 책임은 전적으로 자신에게 있으며 그릇된 결정은 주변 사람들의 강권에 따른 것이라고 했는데, 지금 친윤 측은 사과를 못 한 게 한동훈 때문이라고 한다”며 “어이가 없다”고 했다. 또 “보수 정체성을 흔드는 얼치기 좌파와 장장 57분 통화해서 조언을 구한 이는 여사님”이라며 “한 위원장과는 총선 전후 6개월 동안 그 흔한 안부 문자도 주고받은 적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