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지도부가 7·23 전당대회 당권 주자들의 ‘김건희 여사 문자 메시지’ 관련 내홍에 제동을 걸었다. 후보 간 공세를 두고선 “자해적 행태”라는 비판도 나왔다. 이 사태의 핵심은 올해 1월 김 여사가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이던 한 후보에게 ‘명품가방 수수’에 대해 사과하겠다는 문자를 보냈으나 답장을 받지 못했다는 내용이다. 친윤계와 경쟁 후보들은 한 후보를 ‘배신자’로 모는 반면, 한 후보는 ‘당무 개입’이라고 맞섰다.

국민의힘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가운데)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은 8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전당대회가 과도한 비난전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는 일부 지적에 귀 기울여야 한다”며 “당헌·당규에 어긋나는 언행에 대해 선거관리위원회와 윤리위원회를 통해 즉시 엄중한 조치를 하겠다”고 했다. 특히 문자 메시지 사건 유출 과정에서 대통령실이 연계됐다는 주장에 대해 “결코 있을 수도 없고 현재 그러한 점에 대해선 전혀 우려할 염려가 없다”고 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도 “최근 일어나는 당대표 후보들의 눈살 찌푸리는 행태에 대해 원내대표로 한 말씀 드리지 않을 수 없다”며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공방으로 자해적 행태”라고 했다. 그는 “이런 모습이 지속된다면 당이 분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며 “남은 선거 기간 도 넘은 행태가 반복된다면 원내대표로서 과감히 지적하고 바로잡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대통령실이 전대 과정에서 일체 개입과 간여를 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간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며 “후보자들 역시 대통령실을 전당대회에 끌어들이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한동훈 막으려는 시도” “출마 안 했으면 될 일”

한 후보 측은 이번 사태를 ‘악의적 흑색선전’이라고 했다. 한 후보는 지난 6일 국회에서 열린 원외 타운홀미팅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누가 보더라도 저를 막기 위한 시도”라며 “6개월 내내 (문자 관련) 이야기가 없다가 지금 튀어나온다는 건 다들 ‘저를 막으려 한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했다. 정광재 한동훈캠프 대변인도 “6개월이 지나 지극히 내밀한 문자 내용이 거의 원문 그대로 공개됐다는 것 자체에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며 ‘공작’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반면 이준우 원희룡캠프 대변인은 “한동훈 후보가 친한 기자들한테 문자를 보여주면서 얘기를 한 적이 있다고 들었다. 진중권 씨도 문자를 봤다고 말했다”며 “자기 주변 사람들한테 보여준 건 공적인 대화인 것처럼 얘기하고 김 여사와 주고받은 문자는 사적인 문자냐”라고 했다. 또 “한 후보가 전당대회에 나오지 않았다면 그 문제가 공개되거나 소환될 일 없이 주변 사람들끼리 서로 얘기하고 그냥 넘어갔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