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권 주자들은 6일 한동훈 당대표 후보의 ‘김건희 여사 문자 무시’ 논란을 놓고 이틀째 충돌했다.
한 후보는 지난 1월 총선 기간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의혹과 관련한 ‘대국민 사과’ 의향이 담긴 문자에 답장하지 않았다는 의혹에 대해 “의혹 제기 자체가 전당대회 개입”이라고 반발했다. 반면 원희룡·나경원 후보는 한 후보의 총선 패배 책임론을 연계, 한 후보가 김 여사 문자를 묵살한 것은 해당 행위(정당의 당원이 소속 정당에 해를 입히는 행위)라고 공격했다.
한 후보는 이날 유튜브 SBS 정치스토브리그에 출연해 “지금 이 시점에서 이런 얘기를 일부러 만들어내는 것은 비정상적인 전대(전당대회), 당무 개입”이라며 “많은 분이 생각할 수 있는 위험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문자 이후) 6개월이 지났는데 그 내용이 나오는 것은 노골적으로 내가 대표되는 것을 막겠다는 의도”라며 “문자 내용도 상당 부분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한 후보는 당시 대통령실에 김 여사의 사과를 강하게 주장했다는 점도 밝혔다. 한 후보는 “대통령실에 어떤 식으로든 사과가 있어야 한다고 (국민 눈높이 발언) 이전에도 대통령실 공식 통로를 통해 얘기를 전달했다”며 “저는 총선에서 이기는 게 목표였고 그 리더였기 때문에, 이 이슈에 대해서 어떤 방식으로든 국민 마음에 부합할 만한 사과가 필요하다고 강하게 대통령실에 요구했다”고 했다.
반면 당권 경쟁 주자들은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이었던 한 후보가 당과의 별도의 상의 없이 독단적으로 김 여사 문자 문제를 처리했다며 총선 패배 책임론을 거듭 꺼내 들었다.
원 후보는 “총선의 민감한 악재였던 영부인 가방 문제에 대해 대통령실과 당내에서 논의하지 않고 대답도 안 한 채 뭉갰다”며 “선거 참패로 출마자, 낙선자, 지지자, 대통령에게 얼마나 큰 부담을 줬는가”라고 책임을 물었다.
나 후보는 “한 후보가 구차한 변명을 계속하는 것 같다”며 “구차한 변명은 본인을 옹색하게 만든다. 명백한 한 후보의 잘못이고, 사실상 해당 행위”라고 지적했다.
나 후보는 원외당협위원장협의회 타운홀미팅에서는 “사적이든 공적이든 의견을 같이 만들어가는 것이 정치”라며 “국민들이 원하는 결론을 만들어서 선거에 도움이 충분히 될 수 있었을 텐데 미숙한 판단에 대해 아쉬움이 크다”고 언급했다.
윤상현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김 여사 명품백 수수 논란이 가장 큰 이슈였고, 풀었어야 했다. 당사자인 영부인 문자가 왔으면 당연히 응대했어야 했다”며 “사적, 공적 관계를 나누는 게 아니라 당사자 이야기를 듣고 머리를 맞대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 후보는 사과하고, 원 후보는 조금 자제해야 하지 않겠나”라며 “현재 권력과 미래 권력의 다툼은 당을 분열시킬 공산이 크다. 누가 대표가 되더라도 후유증이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